충청북도의회 의원들의 대낮 음주 폭행사태를 둘러싸고 지방의회의원의 바람직한 자격요건 및 자질론이 대두되고 있다.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의원직 사퇴 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문제의 장본인 김 모 의원은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모든 것이 저의 잘못에서 비롯된 일로 당사자인 동료의원이 다쳤고 이 때문에 도의회와 도의원들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지방의회의원은 우선 그 역할에서 정책입안자로서, 정책 심의자로서, 행정감시자로서, 민의 수렴 및 해결자로서, 행정홍보자로서 성실히 그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지닌 공직자이다.

지방의회의원 자질 갖춰야

지방의회의원은 공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에 대낮 음주나 폭행, 치상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방의회의원은 나아가서, 도덕성과 청렴성을 구비하고 의원으로써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시중잡배 같은 행동을 취한 데서야 어디서 긍지와 자부심을 말하고 찾을 수 있는 일이겠는가? 의원으로서의 권위와 품위를 잃는 처신이 자주 있어 불신을 자초해 온 게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의회의원은 또 직무의 공정성과 충실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에 처신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그 사람됨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대 낮에 술에 취하는 사람이 직무에 충실을 기할 수 없음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한 두 잔이라면 일상적인 량이라 보겠지만 실수가 나올 정도라면 적정 수준을 넘어선 게 분명하다.

술이란 때와 장소를 가려 마셔야 하는 것임은 지극히 평범한 교훈이다. 기본적 인격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지방의회의원이라면 민주적인 사고 하에서 지역주민을 주인으로 섬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민주적인 사고를 지니면 주민을 의식하여야 하기 마련이고, 남녀평등사상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여성의원에 대한 시각이 매우 비상식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회의원으로서 제 구실을 다 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삶과 밀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늘 학습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겸손한 자세로 배우려는 의지가 넘쳐야 한다. 술판의 싸움질은 안 어울려도 한창 안 어울리는 행태이다.

주민이 바라는 지방의회의원은 또 이타적이면서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요구된다. 그런 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면 품위와 권위를 저버리는 행태를 취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추락된 신뢰, 권위 되찾기를

지방의회의원이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기를 바라기에 시민단체나 여성단체는 저지른 행태에 대해 당당히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나서는 것이다. 구구한 변명이나 구실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는 거듭 의원의 자질을 의심받게 할뿐이다.

지방의회의원은 사물을 거시적으로 보는 넓은 안목을 갖고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볼 때 속 좁은 언행을 취한다면 주민, 도민의 실망은 이만 저만 큰 게 아니다.
일부 의원들이 기자회견에서 “술자리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에 불과하고, 당사자들끼리 원만하게 해결한 만큼 더 이상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 말이 옳다해도 땅에 떨어진 충청북도의회 의원들의 권위를 되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청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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