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영어 교육은 과연 만능인가. 사교육비의 커다란 부담에도 불구하고 조기 영어 교육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아마도 이는 영어를 잘하면 취업이나 사회활동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 인 듯하다.

얼마 전 대중 매체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어느 부모는 아이가 유창한 영어 발음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아이의 혀를 수술시켰다는 뉴스가 있었다.

조기영어학습, 숙고 하여야

이는 비록 흔치 않은 경우이겠지만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과거에 스파르타식의 교육이 효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교육이 개인의 전 생애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삶의 과제라는 점을 간과한 지나친 처사라고 여겨진다.

조기 영어 교육은 이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관점에서 조기 영어 교육과 관련된 몇 가지 사실을 고려해보고자 한다.

우선 주목해 볼만한 것은 캐나다의 언어심리학자인 와일러 펜필드 박사의 어린이의 외국어에 대한 흔적 연구이다.

그에 따르면 그의 아들이 5살 때에 스페인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는데 25년 지난 후 약 30세에 그의 아들이 직업상 스페인어를 배우게 되었는데 예상외로 빠르게 스페인어를 습득하였다는 사실을 보고하였다.

이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아동이 아닌 보통 아동의 경우에 외국어 교육의 시기와 효과에 대한 관계를 밝힌 것으로 아동기에 외국어에 대한 경험은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언어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또한 영어 교육의 효과적인 방법과 관련하여서 외교관 자녀들이 대체로 영어를 잘하며 유럽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이유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의 건축 양식이나 유로 통화의 예가 보여주듯 그들은 인접하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비슷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살아가면서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현실처럼 그러한 환경이나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영어교육이다.

이에 관한 방안과 관련하여서는 최근의 신경학 연구 결과의 발음 습득에 관한 가설을 주목해 볼만하다.

서해대 김기화교수의 ‘의사소통 중심 발음 교육’에 대한 논문에 따르면 발음 습득의 결정적 시기, 즉 사춘기(남자·14, 여자·12)가 자나면 외국인이 원어민처럼 언어를 구사하기 어렵다고 보는 주장은 타당치 않다고 보고 있다.

사춘기 이후에 학습자가 영어 발음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언어 습득을 결정하는 시기가 지났기 때문이 아니라 학습자가 영어습득을 학습과정으로 의식하고 모국어를 토대로 외국어를 습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사춘기 이후에 학습자는 사고력이 발달하기 때문에 언어적 환경 조성과 함께 적절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다면 외국어를 모국어 못하지 않게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현실에 비추어 주목받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자발학습 동기부여 바람직

각각의 개인은 개성과 성장, 발달시기가 다르고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떤 교육내용이나 교육을 아동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동의 미래와 생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바람직한 교육과 방향 등의 제반 교육문제는 개인이나 국가가 처한 시대적, 사회적인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주어지는 숙제이기는 하지만 조기 영어 교육과 관련하여 여러 면을 고려해 볼 때 ‘연습을 통해서 숙달되지 않는 것은 없다’라는 속담과 맹모삼천지교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고 하겠다.

오래 전 자녀에게 적절한 시기에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환경을 제공하여 자율적인 학습동기를 유발시킨 맹모의 지혜로운 교육방법은 오늘날의 조기 영어 교육과 관련하여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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