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나 청주시가 크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과의 차별화를 촉진하고, 존재의의를 부각하는 아이덴티티(identity, 주체성·정체성)의 확립이 긴요하다.

아이덴티티의 확립이란 청주가 과연 어떤 도시인지를 확인하고, 자신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리며 그렇게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가운데 그것을 다른 사람들(외지인)에게 인식시키는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청주의 바람직한 이미지를 설정해 놓고 그 목표를 향해 전략적, 계획적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물론 남들도 그렇게 보고 믿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청주 '문화의 도시'가 아니다

지난날부터 ‘청주는 교육, 문화의 도시’라고 말해 왔다. 그런데 충북민예총이 전문가 집단 2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이 넘는 56.7%가 ‘청주를 문화의 도시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7.4%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당연히 문화의 도시라 생각을 해도 제3자인 남들이 그렇게 보아주지 않을 수도 있겠거늘, 우리들 자신이 이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 나가는 데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제3자의 시각을 중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제3자의 시각에서 이루어지는 현황분석을 포함하여 우리 자신의 상황분석 결과를 주민, 시민에게 널리 알려 위기의식이나 도전의식을 모두 함께 공유하며 지역의 자기 변혁활동에 참여하도록 고안, 연구하는 활동이 긴요해진 점을 바로 알아야 하겠다.

청주시는 특히 이점에 유념하여 합리적 대응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외지인과 청주시민 간에 과연 생각의 격차가 있을 때, 그 갭을 그대로 둘 것인지, 그것을 메우는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우리들 자신을 재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자신을 재평가하는 데는 우리의 강점을 강조할 것인지, 약점을 시정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문화의 도시’가 아니라면 ‘교육의 도시’가 되도록 보완하여야 할 것인지, ‘직지의 도시’는 어떨는지를 시민이 재평가하여 결정을 하여야 한다.

청주를 그렇게 부를만한 특성이 없음에도 ‘교육의 도시’로, 흥덕사 복원조차 못한 채 ‘직지의 도시’를 내세우는 등 약점을 시정하거나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시간과 방대한 예산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가능하다면 누구나 인정하는 지역의 유·무형자산을 활용하여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을 찾는 일에 청주시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런데 지역의 이미지는 영구불변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다른 이미지와 결부된다거나 사라지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 변화의 유형을 보면, 한번 형성된 이미지가 퇴색하여 희미해져 가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이미지에 새로운 이미지가 중첩되어 한층 빛을 발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한 지역이 세태의 변화를 감지하여 지금까지 가져오던 지역의 이미지를 전혀 새로운 것으로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다.

청주시 의견수렴에 나서야

따라서 이제 우리는 청주를 ‘교육·문화의 도시’로, 또는 ‘직지의 도시’로 부르는 것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추세를 수용하여 차라리 ‘생명 과학의 도시’로 바꾸는 것이 어떨는지 심각히 논의하여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이 때에 즈음하여 청주시는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우리 시의 정체성을 무엇에 둘 것인지를 확인하고, 끊임없이 지역에 관한 긍정적 정보를 지역 내· 외로 발신하여 플러스 이미지(plus image)를 시민이나 외지인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청주시는 또 만약 마이너스 이미지(minus image)가 나타나거나 침투될 경우에는 그것을 바꿀만한 긍정적 정보를 발신하는 활동을 강화해 나가는 책무를 바로 인식하여야 한다.

청주의 이미지, 정체성 확립에 청주시와 청주시의회가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 나갈 것을 촉구한다. 이런 이치에 둔감한 채 많은 예산을 낭비하는 무모한 행사만 치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청주대 언론정보학부겸임교수/ 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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