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스와핑 사진 긴급 입수! 스와핑 몰카 입수!

제목만으로 보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불법 포르노 사이트 홍보 같은 해괴하고 자극적인 문안들이 최근 주요 일간지들은 물론 공중파를 타고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는 황금시간대 뉴스시간까지 거침없이 편성되어 전 국민의 TV 화면을 어지럽게 했다.

특히 한 방송사의 스와핑 관련 보도는 한심함을 넘어 가히 엽기적이라 지칭해도 좋을 만큼 위험수위를 넘은 것이었다.

스와핑 방송 방식 문제 있다

프라임타임인 9시 뉴스 시간에 친절한 몰래카메라 영상 서비스와 함께 스와핑 뉴스를 내보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다음날 아침 주부대상 아침 교양프로에서 까지 화제로 올린 흥미진진한 말초적인 보도를 보며 과연 이것이 공영방송사의 평범한 교양프로인지 케이블 TV의 성인전용프로인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청률만을 의식한 채 저급한 상업주의에 빠져 TV가 주는 무차별적이며 절대적인 사회적 영향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방송 관계자들의 윤리의식이 참담할 따름이다.

TV를 시청한 청소년 등 시청자들의 유해방송 시청으로 인한 피해도 문제지만 법치국가에서 개인 사생활을 무시하고 개인 소유 주택 내부를 몰래 촬영했다는 점에서 위법성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스와핑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담당 PD는 스와핑에 대한 프로그램 제작을 한달 전부터 기획했으며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스와핑을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모임에 참석할 것처럼 위장, 모임 장소와 시간을 알아냈다고 한다.

직접 스와핑 파티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여성 파트너 섭외가 여의치 않자 창문 틈을 이용해 6㎜ 카메라로 몰카 촬영을 하게 됐는데 현장의 광경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며 흡족해 했다.

시청자들의 비난에 대해 제작진은“사전에 사생활 침해 논란이나 선정성 문제 등을 여러 가지로 검토했으나 좋지 않은 일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당당히 밝혔는데 아이템 선정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굳이 그렇게 노골적인 화면을 보여줘야 했는가 라는 시청자의 지적에 어떤 변명이 있을지 궁금하다.

중요 일간지들의 스와핑 사건에 대한 보도도 거의 흥미위주의 말초적인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다.

스와핑 현상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점이나 도덕성 회복을 위한 여론 조성 등을 모색하는 대신 스와핑에 참여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각종 인터넷 사이트까지 세세하게 안내하는 것과 더불어 스와핑 현장을 현장감 넘치게 묘사했다.

가관인 것은 스와핑을 즐기는 계층에 관한 분석인데 이들을 사회 지도층이라고 일컬으며 마치 스와핑 족을 첨단의 레저클럽쯤으로 소개한 점이다.

먹고 살 걱정이 없으니 권태로운 일상을 벗어나기 위하여 배우자라도 바꾸어 즐겨야겠다는 하등동물만도 못한 인간들에게 소위 전문직에 종사한다는 조건만으로 어떻게 사회 지도층이라는 이름을 붙여 줄 수 있는 것인가.

현행 처벌 규정 너무 가벼워

스와핑이 사회의 도덕, 윤리에 반한 범죄라서 사회의 포괄적 형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면 스와핑을 알선 조장하는 행위부터 강력히 처벌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을 일부 법조계에서 내고 있지만 사실 평범한 서민들이 스와핑을 보는 시선은 허탈하기만 하다.

일상의 권태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혹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스와핑을 한다는 부류들이 매스컴의 표현에 따르면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모두 잘 사는 사람들이라는데, 그렇다면 서민들이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 정신이 없을 동안 사회 기득권 층이라는 인간들은 뒷구멍으로 쾌락만 좇고 있었다니 이러한 작금의 실태에 맥이 빠지지 않을 필부가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부부 스와핑이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지만 헌법에 보장한 행복추구권을 박탈하기 때문에 이들을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한다.

퇴폐적인 현장을 확인했다해도 스와핑 장소를 제공한 업주에게만 가벼운 책임을 묻는 수준이 현행법이라니 무엇이 올바른 법규정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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