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살은 10대 사망 원인의 하나이고 한국은 10만 명당 8.5명에 이르러 매우 높은 편이다. 2002년 한국 자살율은 100명중 4명(3.5%)이었고, 지난 해 통계로 보면 하루에 36명이 자살하였으며 1시간당 1.5명이 자살을 한 셈이다.

한국의 자살율은 교통사고 사망율보다도 많으며 자살자수를 연령별로 보면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노·장년의 자살은 인생을 어느 정도 알았으니 죽음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치자. 그러나 청소년은 살아온 날보다도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은 나이이고 인생의 경험도 미숙하다.

문제아 뒤에 문제 부모 있다

그런 청소년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여야 할 길을 깊은 생각 없이 경솔히 가고 있다.

사례를 살펴보면,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가 하면 우등생이 성적이 떨어지자 부모의 질책이 두려워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리는 경우도 있다.

열등생은 열등생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벌였다. 청소년 신용불량자들도 자살을 택하였다.
카드를 부모 몰래 만들어 쓰고 불어나는 빚을 갚을 길이 없어 선택한 길이었다.

이런저런 동기들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 심각하다. 이제 청소년 자살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그 해결책 강구에 힘을 모아야 한다.

미성년자의 잘못은 부모에게도 일정 책임이 있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자는 사전에 누구에겐가 어떤 식으로든지 호소를 한다. 그 대상은 친구일수도, 부모일수도 있다. 우리는 청소년들의 그 같은 간절한 호소를 못들은 척 수수방관하지 않았나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거나, 당할 까봐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 자식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방관해도 좋을 그런 일이 아니다.

청소년 자살의 사례 분석결과를 보면,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의 가정에는 문제가 있는 부모들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자살을 시도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부모의 채찍이나 충고보다 애정으로 감싸안는 사랑의 손길과 관심이다.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성적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개인 생활이나 심리상담을 하도록 하거나 가정의 환경을 보살펴 생활을 지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밖에 각 지역 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수련원과 연계하는 또래집단 활동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당국의 노력이 요구된다.

청소년은 미완성인 채로 이기에 삶에 대한 신념이 나약하고 정서가 불안해지기가 쉬운 그런 나이이다. 한번 굽은 나무는 펴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청소년의 삐뚤어진 심성도 바로잡기가 어려운 법이다.

그러기에 굽기 전에 곧은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조성해 이끌어 주는 일이 학습능력 향상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다.

가족간 유대 더욱 절실해져

교사의 성적 평가서에 인격·인성 학점을 포함시키게 되는 그런 교육제도, 그런 학교가 그립다.

대가족제가 핵가족화 되면서 몇 안 되는 가족 구성원간에 생기는 갈등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는 중간에 완충역할을 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청소년들이 조그만 충격에도 큰 절망과 좌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을 볼 때에 가족 간 유대관계의 강화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최근에 이러한 취지에서 건강한 가정, 가족을 형성하고자 하는 모임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한국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57.7점으로 나타났다. 행복지수는 잘 사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날마다 행복하고 복된 삶을 추구할 권리를 찾아야 할 때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그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다. 크게 느는 청소년의 자살을 예방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jkrhee2@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