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지 14일만에 장관직을 물러나는 안타까운 일이 생겨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 이유가 말의 실수로 상대집단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산 내용이어서 흔한 사례가 아니기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것이다.

한국교원대 특강 연설에서 교육자(교장, 교감 자격연수)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게 그 곳에 모였던 참가자들의 반발을 사 장관직을 내 놓아야 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를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은 “연설은 아무나 하나” 하는 표정을 지으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정말 자신 있게 남 앞에 나서서 연설을 하려면 어떤 자질을 지녀야 하는가를 생각케 한다.

연설 잘못해 망신당한 장관

이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중은 어떤 연설에 귀를 잘 기울이고, 어떤 연설을 싫어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박경현 경찰대 교수는 ‘청중이 혐오하는 연설’의 첫 번째로 일방통행적인 경우를 든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려고 하는 게 아니라 무작정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 한다면 양자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수를 저지른 풋내기 장관도 그런 자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비쳐졌다.

그리고 두 번째 것은 내용이 빈약한 경우라 했다. 연설은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느냐’ 가 중요한 것이다. 좋은 연설의 첫째 요소는 ‘진실’, 둘째 요소는 ‘양식(良識)’ 셋째 것은 ‘공감(共感)’, 넷째는 ‘기지(機智)’라 했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물러난 장관이 그런 양식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청중이 듣기 싫어하는 연설의 세 번째는 설교조나 훈계조인 경우를 들었다. 고압적이거나 위압적으로 자신의 과거 경험을 강요하는 경우라 했다.

“우리가 민주화운동에 열을 올릴 때는…” “내가 학교 다니는 동안 존경하는 스승이 한 사람도 없었다. 매맞은 기억밖에 없다” 는 등도 이에 해당하는 표현이라 할 것이다.
부족한 연설의 네 번째 것은 준비가 소홀한 경우라 했다. “5분간 연설을 하기 위해 하루 동안 생각한다”는 경구를 되새겨야 한다.

사전 준비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비례(非禮), 결례(缺禮), 무례(無禮), 실례(失禮)가 나왔던 것이다.

횡설수설하느라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다 선생님들이 퇴장을 하자 제 정신이 들어 넙죽 엎드려 절을 하며 사죄를 했던 것이다.

이번 연설의 또 다른 맹점은 태도가 경박했던 점이다. 장관이라지만 한국적 정서에서 나이 든 여러 선생님들 앞에서 그들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는 것은 제정신 가진 고위공직자의 자세라 볼 수가 없는 일이다.

결국 그의 연설이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 간 것은 자기 자랑을 늘어놓다 제 정신을 잃고 만 것으로 보인다. 청중은 끊임없이 자기 자랑을 하며 남을 탓하고 험담을 내 뱉으며, 선동하는 연사의 연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언변연기, 좋은 연설의 조건

반대로 청중이 잘 경청하는 연설은 우선, 연설시간이 적절할 때를 든다. 말하기의 보통 속도는 1분간에 100단어 정도, 200자 원고지 2장 가량이라고 한다. 다음은 청중이 이해하기 좋은 언어를 사용할 때라고 했다.

청년층은 추상적 언어를 선호하여 다소 난해하고 복잡한 언어를 참아가며, 들어준다. 그러나 노·유년층은 구체적 어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낯설고 어려운 용어를 싫어한다.

그리고 전달태도가 좋을 때, 청중의 수준에 적합하게 내용을 구성 할 때 좋은 연설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권고한다.
이 밖에도 연사가 모범적 인품을 갖추고, 해박한 전문 지식이 있으며, 풍부한 경험과 인간적 매력이 있어야 좋은 연설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어느 장도의 언변과 연기력이 있고, 연설을 잘 하기 위하여 꾸준히 자기 개발을 하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연설은 아무나 하나” 되짚어 생각해 보자.

(청주대 언론정보학부겸임교수/ birdie2000@hanmail.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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