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란‘마음 속에 두 가지 이상의의 욕구 등이 동시에 일어나, 갈피를 못 잡고 괴로워하는 상태’, ‘견해나 이해관계의 차이로 생기는 불화’, ‘일이 복잡하게 뒤얽히어 풀기 어려운 형편’등이라고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말 사전은 정의를 내리고 있다.

첫 항은 개인간, 둘째 항은 집단간, 셋째 항은 사회나 국가간 수준의 갈등을 설명하는 풀이말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정치인 개개인 간, 정당이나 파당 간, 사회와 정부 간 혹은 국가간 이런 저런 갈등들이 연이어 표출돼 문제점으로 대두되곤 하여 나라의 총체적 위기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갈등, 순기능적 측면도 있어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과 집단이 제 각기 목표를 갖고 활동을 하다보면 마찰이나 충돌이 없기만 바랄 수 없기에 ‘갈등’을 불가피한 보편적 사항으로 보게 된다.

그래서 개인적, 집단적, 국가적 갈등이 전혀 없기를 기대한다기보다는 지혜로운 관리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역사 속에서 갈등관리의 내력을 보면, 1930년대부터 체계화되어 갈등을 하나의 ‘악(惡·devil)’으로 보아 회피하여야 할 대상으로 인식했던 ‘메이오( E. Mayo)’로부터 출발하였다.

그 후 40년대 후반부터는 갈등이 결코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순기능적 측면을 인정하면서 해소방안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급기야 80년대 이후부터는 “어떻게 하면 갈등의 역기능적 폐해를 줄이고, 순기능적 이점을 신장시킬 수 있을까.”하는 방향에서 연구, 논의가 거듭돼 오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갈등의 수준(水準)’을 평가하여, 그 정도나 수준이 아주 낮거나 없는 경우에는 오히려 의욕상실, 침체, 변화에 대한 무반응, 새로운 아이디어의 결핍 등을 초래하게 되며, 반대로 너무 높거나 지나칠 경우 분열, 혼란, 비협조, 파괴 등의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최저 수준일 때, 생동적이고 쇄신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긍정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혀주고 있다.

이 같은 논리를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상황에 비추어 보면, 그 수준의 정도가 지나쳐 사회나 국가의 창조적 발전에 큰 해를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잦은 노·사간 극심한 갈등과 대립은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을 보아 왔고, 대미관계를 둘러 싼 지나친 이념적 충돌은 양국 관계에 심각한 훼손을 불러 그 파장이 어떻게 이어질지 큰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죽기 아니면 살기식, 공멸뿐

그 동안 우리가 보여온 모든 사회적 갈등구조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지을 큰 과제이기에 국민적 관심과 자각이 필요한 것이다.

민주사회는 구성원의 참여 속에 충분한 논의와 다수결의 원리에 의한 합일(合一), 합의(合意)를 기본 원리로 하는 만큼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극한 투쟁이나 의도된 갈등구조의 조작은 모두의 공멸을 가져다 줄뿐이다.

지금 우리 국민은 태풍 ‘매미’가 남기고 간 상처의 치유에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아픔을 함께 나누는 자연적, 온정적 통합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 기류가 전 사회적으로 퍼지면서 그 동안 겪었고 또 앞으로도 부닥칠 갈등 수준을 낮추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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