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파업, 농성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조흥은행·현대자동차, 건강보험, 지하철, 철도, 택시, 전교조·보건의료 등등이 현재 파업을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파업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충북에서도 공무원노조가 인사문제를 놓고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가 하면, 청남대 대통령 전시실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 종교단체 등의 청남대 정문 앞 시위도 있었다. LG화학 노조도 임금인상을 관철하기 위한 파업에 돌입하였는가 하면 청주시내 3개 버스회사도 파업을 단행했다.

줄 파업에 국민 절망감 느껴

6월 하순부터 7월초까지 전국적으로 파업이 집중 발생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의한 `‘토론 공화국’ 대신 `파업 공화국’이 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종전의 파업에 비해 격렬한 특색도 나타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원들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들까지도 삭발을 하는 과감성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 보면 항의·맹세·단결·형벌·속죄 등의 수단으로 삭발이 결행됐었다. 그것이 오늘날에는 시위나 농성 등 주장 관철을 외치는 현장에서 엄숙하게 결행되는 모습을 보이 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줄 파업에 국민들은 절망감까지 갖는 현실이다. 절망적인 한탄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라의 경제가 위기로 진단되는 현실인데도 파업이 이어져 대외 신용도 마저 떨어진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는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재계가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한국을 떠나 해외로 빠져나가고 외국기업의 한국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위기론 까지 거론되고 있다.

어쩌다 보니 우리의 현실은 모든 집단이나 기업, 단체들이 스스로의 주장이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을 응집하여 물리적으로 공권력을 압도하여야 성취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크게 확산되어 춘하추동(春夏秋冬) 계절별 투쟁이 이어지는 지경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제 `‘추투(秋鬪)’만 갖추면 4계절 투쟁 모형을 완성하게 될 판이다. 파업이나 농성 현장의 투쟁 강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목소리가 크고 물적 피해가 커야 관심을 끌 수 있다고 고속도로나 교통량이 많은 도심으로 처 들어 가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90여 개 기업의 사업장이 문을 닫거나 닫을 처지에 놓여 있다. 나라의 경제가 어찌되던 내 이익쟁취를 위해 파업을 단행하고 보아야 하겠다 불법적인 방법까지도 불사하는 현실을 국민들은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겐지 우울하다못해 현기증이 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은 경쟁적으로 강력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노동단체간에도 경쟁적으로 파업노조를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사태로 나가고 있다. 서울 도시철도와 대구·인천지하철 노조가 한노총을 떠나 민노총으로 간 걸 보며 딴마음을 먹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종전의 노사대결은 노정(勞政) 대결로 구도가 바뀌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근로자를 적극지원만 하던 자세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공직관련 단체 자성 아쉬워

정부의 이 같은 방향전환으로 질서가 잡혀나가리라 믿어지지만 한치 앞도 예측하기가 힘든 위기상황이다.
합법적인 것이어야 할 쟁의나 투쟁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전개되거나 집단이기주의적 행태로 전개되는 공공조직 근로자들의 불법, 부당한 저항, 자기주장, 농성, 파업 등에 대해 국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며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한 때 큰 기대감을 갖고 활동을 주시하던 교원노조나 공무원 관련 단체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국민들은 이어지는 파업, 농성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청주대 겸임교수/ 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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