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 근무가 우리의 생활 양식에 큰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선진 각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휴무일이 늘어나 본격적인 문화사회 진입 계기가 될 것이다.
‘문화 사회’란 일상생활에서 노동과 문화 생활의 시간 비중이 같아지거나 더 많아지는 상황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문화산업이 급성장하고 ‘문화의 경제화’가 급진전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고, 더 많은 자유시간을 갖는 가운데 행복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커진다. 변하는 사회 즉, 노동사회에서 문화사회로의 전환에 대응하는 충청북도의 슬기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문화, 시대 가치로 인식돼야

그런 행정체계를 갖추기 위하여 충청북도는 ‘문화기획단’ 같은 전문 기구를 만드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적극책이 되리라 믿는다.

문화산업의 ‘경제 효과’에만 치중하는 상업주의적 인식이나, 문화를 관련분야 사람들만 즐기는 것으로 알아서는 안 된다.
문화는 일반 시민, 주민이 자아 실현과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적 가치로서 인식하여야 한다. 따라서 문화 행정 정책의 기본 목표는 주민이 문화와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야 한다.

누구나 제한 없이 삶의 의미를 공유하고, 감정과 정서를 개방적으로 나누며, 이를 통해 친밀성과 사회적 신뢰에 바탕을 둔 공동체를 만드는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필승 코리아’를 외치던 응원전이 보였던 모습은 바로 공동체가 형성된 순수 문화의 한 과정으로 이해 할 수 있는 사례였다.
문화에 관련된 모든 활동은 시민의 삶에 활력을 주고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어야 한다. 이 문화적 경험들의 많은 부분이 ‘놀이’의 성격을 지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놀이’ 형태를 취하는 주민의 활동이 크게 늘기 마련이다. 앞으로 ‘놀이’는 비생산적이거나 단순히 노동을 보완하는 기능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생산적 활동들이나 사회적 관계, 특히 문화와 연결된 활동들과 관계들이 놀이 규칙에 의존하고 있으며, 놀이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에 직결되며, 삶의 본능적 즐거움과 행복을 확인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주5일제는 이런 추세를 가속화한다.

충청북도는 도민이 어떤 문화를 어떻게 누리는 게 바람직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도민문화지수의 개발이 긴요하다.
그러나 ‘삶의 즐거움’을 키워줄 문화지수의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도민문화지수는 한 번 개발되면 변경이 쉽지 않으므로 보다 광범한 논의를 거쳐 확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편 앞으로 문화정책은 문화관련 기관 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연계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자아 실현과 삶의 즐거움 추구를 위한 개인의 노력은 자기 개발을 위한 학습, 놀이와 문화 체험, 육체의 기능 향상과 건강 증진, 쾌적한 생태 환경의 유지, 고령화에 대한 대응 등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복합적 연관성을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충청북도는 ‘21세기 충북문화종합기획단’을 구성, 공공분야와 민간의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취하면 좋을 것이다.

모든 행정에 문화를 심어야

예를 들어 교육청이나 대학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생학습을 위한 사회교육과 문화관련 기관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센터들 중심의 문화교육을 연계하는 방안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련되는 각 지역의 시각 및 조형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간판의 정비나 건축물의 도색에 대한 중장기 정비 방안 등을 문화계와 협력체계를 이루어 추진하는 것 등이다.

충청북도는 “모든 행정에 문화를 심는다”는 자세로 새 시대에 걸 맞는 문화정책을 펴기 위한 기구 ‘충북문화기획단’을 구상해 보기 바란다.

(청주대학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birdie2000@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