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관련 언론매체의 기사가 부쩍 늘었다. 많은 부분이 얽힌 실타래를 풀 듯 정성을 드려 해결하여야 할 난제들인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여성단체 및 시민단체의 강도 높은 시정요구가 그렇고,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지역신문에 대한 제소 문제가 또한 그렇다.
또 사직당국에 의한 청원군 행사 관련 선거법 위반 내사 문제, 체육단체와의 사무실 이용 문제를 둘러 싼 갈등, 농촌 군에서의 문화에 대한 애정이 편중 육성이라는 일부 군민의 불만 등등이 중요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일부 이미 처리한 문제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봇물 터지듯 일시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어 우려의 눈길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행정을 둘러싼 큰 변화의 바람은 민주주의의 진전과 더불어 사회가 보다 다원화하는 데 있다. 그런 추세의 영향으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조직 장악력은 점차 약화되는데 비해 전체적인 외부통제력은 점점 강화되는 상황이다.
단체장이 그 어느 때보다 행정을 펴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현실은 도외시한 채 청원군의 많은 현안들이 군수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어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일각에 대두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청원군이 맞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정부 감사체계의 강화, 시민운동의 활성화, 이익집단의 다변화, 언론매체 수의 증가와 감시기능의 강화 등등 외부 통제기능이 강화되는 데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공직 내부와 군수 자신에게 있다는 겸허한 자세를 갖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느껴진다.
청원군은 우선 여러 가지 문제의 본질을 외부 간섭, 통제에 대한 반발 내지는 대결 구도에서 찾기보다는 주관적 책임성의 강화에서 활로를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군수 자신의 주관적 책임성이 중요한 이유를 보면,
첫째, 공직 내부 인적 구성원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부의 문제는 내부의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이다. 청원군 공무원들은 특히 젊은 세대(공무원 노조)를 중심으로 의식 및 가치관 체계 면에서 과거의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인 모습을 벗어나고 있는 시점이다. 아울러 공직의 전문 직업화 현상의 확대와 동시에 그들은 자율적 통제와 재량을 선호하고 있다.
이 점에 유의하여 군수가 언론계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에 깐 큰 틀의 여유 있고 능란한 리더십을 발휘하면 여타의 안과 밖의 문제가 자연스레 풀려 나갈 것이다. 대 언론관도 다른 자치단체 장보다는 한층 친화적이고도 유연하여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음으로, 청원 군수는 외부의 타율적 통제에 맞서기보다 통제가 때로는 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있다는 확신 하에 청원군 산하 공무원들의 공익추구를 위한 적극적 역할을 대내적으로 고무 격려하라는 것이다. ‘관리상 유익한 것이 아닌 통제는 의미가 없다’는 소신이 필요하다.
공무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과 그들을 고무 격려 육성하는 데 한층 큰 관심을 기울이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안 밖이 다 곪을 수 있다. 이젠 밖의 문제를 조속히 치유하고 안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청원군은 또 행정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증대시켜 시민단체가 통제하려고 달려들기 전에 투명하고 당당하게 공개를 하면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다.
행정정보 공개법과 행정절차법 관련 규정의 합리적 제정 및 원용을 통하여 공무원의 의식전환을 유도함으로써 주관적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 통제를 보다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만들면 모든 문제점들은 자연스레 풀려 나갈 것이다.
청원군수는 나아가서 일부 타 지역 단체장들이 선출직이라는 긍지, 자부심이 지나쳐 권한의 남용 같은 부작용을 빚어 온 사례를 참고하여 같은 우를 범한다는 평판을 받지 않아야 할 것이다.

거센 민주화의 바람 앞에 독선적이라거나 권위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제반 사태를 악화시키는 근본적 문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리더에게도 단점은 있고, 난제는 늘 다가오기 마련이다. 단지 그 문제점을 어떻게 슬기롭고 지혜롭게 풀어나가느냐가 인간적 고뇌요 고심일 수 있다.
풀어야 할 문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해법은 간단한 법이다. 가까이에 있는 경우가 많다. 서로 보다 나은 관계를 형성하려는 의지와 미래를 향한 이해와 애정이다. 청원군수는 엘리트 언론 출신 선출직 단체장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지역, 언론, 기타 많은 난제들을 신중히, 지혜롭게 풀어나가기를 기대한다.
(청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birdie2000@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