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진행이 순조롭다. 개막 14일만에 입장객수가 35만명을 넘어섰다. 예정된 행사기간이 한달임을 감안할 때 당초 예상한 45만명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지역언론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지역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 답변이 전시성 행사로 보는 부정적 시각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 지역주민들의 높은 기대감을 확인시켜주었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성공을 예감하는 분위기다.

정작 고무적인 것은 ‘바이오’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관람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민했던 준비과정과는 달리 관람객들이 매우 재미있어 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관심이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가장 큰 인프라라는 점에서 매우 희망적이다. 외국의 유명한 석학중 한 사람이 바이오엑스포장을 찾은 많은 어린이들을 보고 한국의 바이오 미래가 밝다고 언급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외국 바이오 전문가들의 주제발표를 듣기 위해 학술회의장을 꽉 메운 참석자들의 열기도 매우 진지했다.

아무리 21세기가 바이오테크 시대로 명명되고 바이오기술이 국가나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미래 유망기술이라 하더라도 일부 전문가들의 학문적 관심이나 연구실 내에 머무는 지적 유희에 불과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바이오산업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인프라에는 여러 요소들이 꼽히고 있다. 우선 과학기술 인재 양성은 기술혁신체제를 보장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문화의 확산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인구증가와 노령화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이오테크에 대한 인식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안전성 및 생명윤리 관련 법·제도, 유전자변형 농산물과 식품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호응 정도는 향후 바이오기술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가적 우려를 낳고 있는 이공대학 진학기피 현상도 종국적으로는 사회인식 문제로 귀결된다.

얼마전 전경련과 바이오4단체는 보건복지부가 입법 예고한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안에 대해, 산업계의 연구개발 및 산업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이미 바이오 선진국에서도 표면화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인간 생명과 밀접한 바이오기술 발전에는 사회적 인식과 합의가 중요함을 웅변하는 것이다.

2003년 과학기술부 예산(안) 중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대국민 홍보, 인터넷 활용 과학문화사업, 과학문화행사 활성화, 민간과학문화 활동지원 등에 155억원이라는 거금이 투입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에 대한 뜨거운 참여열기와 관심은 충북이 꿈꾸는 미래좌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교육 및 체험, 학술 교류의 장으로서 오송과 충북이 국내외 관심을 모았다는 사실 자체로도 상당한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바이오시대에 맞게 새로운 바이오 관련 지식과 소양, 즉 바이오 리터러시(BioLiteracy)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은 바이오기술 및 산업 육성의 지식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산업시대에 공간을 정복했고, 정보시대에 시간을 정복했으며, 바이오 소재 시대에는 물질을 정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바이오 소재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바이오테크 혁명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모든 것을 새롭게 보도록 주문 당하고 있는 지금 오송바이오엑스포는 색다른 경험으로 인도하는 창이 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외국도 아직 시작단계이므로 우리가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면 많은 분야에서 경쟁우위 확보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은 튼실한 인프라 구축이다.

심지 않고는 거둘 수 없다. 정부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토대로 지역의 발전컨셉과 의지를 재삼 점검해야할 시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산·학·연·관 협력체계 강화의 필요성이다.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가 응집력 있는 충북형 협력모델 구축의 단초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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