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고전적 경제모형(classical economic model)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기업사회가 스스로 필요한 요소들을 결정하고 시장을 통해서 이를 확보하므로 그저 사회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제공하면 된다는 것이다.

기업은 사회의 수요에 대응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회도 공적 이익을 기업으로부터 확보하게 된다.
박애주의, 지역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의무 등은 경제모형을 대표하고 있다. 박애주의란 고전적 경제모형에 입각하면서도 자선단체 등이 기부하는 경우를 말한다.

또 지역사회봉사는 또 다른 수정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홍수가 나거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필수품을 공급하거나 도로복구 등에 장비를 제공하는 경우가 이런 예라고 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경우는 1920년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과 체계적인 지역사회활동을 벌였다. 이때는 개념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정립하였다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대규모화된 기업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게 되었던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1970년대를 지나면서 사회적 책임이라기보다는 가부장적인 입장에서 지역사회에 많은 기부활동과 봉사활동을 벌여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의 자선활동과 지역사회봉사에 대해 일각에선 부정적인 입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업들이 대규모화하고 그에 따라 독과점현상이 심해져 사회적인 비난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내 기업들의 지역사회 기여도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낙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중견기업들에 대한 지역공헌도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충북 진출당시 이들 기업들이 도민들에게 약속한 부분 상당수가 ‘불이행’되고 있다.

외환위기를 전후해 지역에서 수년동안 지역밀착 경영을 해왔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속속 합병과 인수 등으로 운영을 새롭게 하면서 기존에 유지했던 지역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다짐이 속과 겉이 다른 결론을 내기에 충분하다.

진로 카스맥주를 인수할 당시 지역사랑운동을 주창했던 청원에 위치한 OB맥주는 현재 이렇다할 환원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진로측이 운영권을 지고 있던 3년 전만 해도 각종 문화행사 지원 및 복지시설 신축사업을 펼친바 있다.

뿐만 아니다. 청주산업단지 내 한국네슬레, 동양제과, 조광피혁, 정식품, 텍트론 등 제조업체와 덕일건설 등 도내에서 중견기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대다수 사업장들이 지역 내 공헌도가 미미하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역내 공장만 있고 지역사랑은 뒷전이라는 비난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한 실례로 최근 도와 도체육회가 2004년 충북전국체전대비와 함께 체육 중흥을 위해 각 기업체에 실업팀 창단을 요청하고 있으나 한국도자기, 조흥은행 충북본부 등 단 2곳만이 이를 검토 중에 있다 한다.

물론 이들 업체들은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고 있다.
IMF 이후 자금의 유동성 문제 등으로 긴축재정으로 치닫는 기업현실이 바로 그다. 문제는 대다수 지역민들이 충북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기업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향토기업인 한국도자기와 LG 청주공장 등은 기본적인 기업윤리에 따라 이윤의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 귀감을 사고 있다. 이를 볼 때 우리지역에는‘돈’보다 ‘미래’를 생각하는 기업이 적다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도민들이 한 기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이에 따른 입장 변화는 어렵기 마련이다.

여하튼 충북경제 키우기 위해서는 충북도민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기업은 도민을, 도민은 지역 기업을 아끼는 풍토조성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볼 수 있겠다.

지역민의 기업사랑 정신이 국내외에 소문난다면 자본가는 달려오게 마련이다. 이는 국제화 시대 기업의 창업 조건 중 첫째이기 때문이다. 부강한 충북이 건설돼야 한다. 그 전제가 바로 충북도민 모두가 기업을 사랑하고 기업 모두가 도민을 사랑해야 할 이유임과 동시에 필요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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