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도시가 발전하고 사회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게 됨으로서 아름다운 도시모습을 가꾸기 위한 시도들이 가시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도시경관’이라는 말이 차츰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도시를 개발을 위한 대상으로만 여겨왔고 고도성장기에는 수많은 도시개발이 경관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발전의 상징인 것처럼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1994년 서울 남산의 외인아파트의 파괴를 계기로 도시경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를 위한 행정적ㆍ관리적 시도로서 경관을 유도하고 규제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 역시 무분별한 난개발, 구릉지역에 산재해 있는 고층아파트군들, 도시의 가로경관을 해치며 무질서하게 난립되어있는 옥외광고물, 자연경관을 파괴하는 초고층 빌딩들을 바라보면서 시민의 공공자산인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기위한 노력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의 경관시책은 일관성 없는 전시행정의 성격과 담당 부서간의 혼란과 부재로 인해 아직까지 경관을 개발ㆍ보전ㆍ관리하는 일관된 경관관리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시는 특히나 많은 주변의 녹지자원을 갖고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보전ㆍ관리 측면에서 기반여건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어 청주시의 경관골격을 결정하는 작업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도시경관은 우연히 만들어지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창조, 유지, 관리하기 위한 행정, 시민 그리고 기업 등 도시의 다양한 주체들이 많은 노력과 희생을 통해 오랜기간 형성되는 것이다.

즉,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형성한다는 것은 그 이면에 이를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하나의 고리로 맞물려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관리하는 수많은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청주시 도시경관은 크게 자연경관과 물리적 인공경관으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자연경관은 산악(구릉지)경관과 하천경관으로 세분되며, 물리적 인공경관은 가로경관, 주거지경관, 상업ㆍ업무지 경관, 역사보전경관 등으로 세분된다.

청주시의 심장부를 흐르는 무심천을 중심으로 한 하천경관과 주변을 에워싸며 주변지역들과의 경계를 형성하는 산악경관을 청주시 도시경관의 핵심골격의 기준으로 삼아 산악ㆍ녹지축과 하천ㆍ수변축을 형성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일 것이다. 이 두 자연경관축을 중심으로 중심시가지를 비롯한 주변의 신시가지의 인공경관에 관한 세부적인 권역별 경관계획을 수립하여, 자연축과 인공축을 연결시킬 수 있는 권역별 세부경관계획이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이 자연과 인공이 조화된 여러 축들을 중심으로 지역별 혹은 권역별 경관관리를 위한 설계기법들의 적용과 가이드라인의 작성은 보다 아름다운 청주를 만들어 나가는데 필요불가결한 절차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청주시의 주요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터미널 부근의 청주시 하복대 지역은 러브호텔 밀집지역으로 청주시의 첫인상을 흐리게 하고 있는 문제지역이며, 이를 위한 행정적 규제가 시급히 요구되는 지역이다.

또한 청주시 강서지구는 계획과 미(美)가 조화된 시범경관지구로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시민과 행정의 노력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도시계획가나 설계가들, 행정 및 시민은 도시가 ‘개발’의 대상이 아닌 ‘관리’의 대상이라는 개념을 파악하여, 도시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도시경관 메카니즘의 형성에 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하나의 결실을 이룰 때 청주시는 청주시만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identity)와 정체성을 갖추게 될 것이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청주시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 도시·지역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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