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물론 도내 각 시·군은 정보화수준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충북은 2001년도 정부합동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도의 명예를 차지함과 동시에 정보화 부문에서는 최우수도로 선정된 바 있다.

얼마 전 발표된 기초자치단체 정보화수준 측정 결과에서도 괴산군 및 청주시를 비롯하여 도내 각 시·군의 정보화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로써 충북 산업의 미래 가능성은 한층 밝아졌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전세계의 급격한 ‘글로벌화’ 및 ‘정보화’ 흐름 속에서 지역산업 환경은 새로운 접근 방식과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강요받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인프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모든 산업의 기반 역할을 IT부문이 담당하면서 신산업인 BT, NT 등을 광의의 IT산업으로 분류하는 주장에서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소비자의 요구에 의해 정보와 통신, 방송, 금융, 문화 등 많은 분야들이 융합되면서 예전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 생활주변에서 향후 과학기술의 변화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사례로 흔히 SF 영화를 꼽는다. 지금까지의 SF 영화들은 미래 사회를 주로 원작자와 제작진의 상상력에 의존하여 창조해왔지만 요즘은 상상력보다 현재 진행 중인 과학기술 발전을 기초로 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금년 7월에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이다.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2054년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영화 속 미래 모습은 저명한 미래학자들의 철저한 과학적 지식에 근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E-paper(Electronic Paper) 및 3D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생체인식 기술,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이 기술적 배경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은 차세대 초고속·광대역 통신인프라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렇게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IT부문이 산업발전의 지렛대(leverage) 역할을 하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북의 정보화 수준이 높다는 것은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부구조가 양호함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디지털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산업육성을 강구해야할 때다.

디지털시대의 두드러진 특징은 산업간 가치창출 정도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제조업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이와 관련한 지원산업으로 방송, 광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제조업보다 지식과 정보를 생성, 전달하는 소프트웨어·콘텐츠·엔터테인먼트 등의 서비스산업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오히려 이들이 핵심산업이 되고, 제조업은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담거나 재현하는 기기생산에 머물면서 지원산업의 위치로 역전되는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 충북의 견고한 정보화 및 IT부문을 근간으로 한다면 소프트웨어산업 중심의 융합분야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로서 업무처리나 유지관리의 IT응용에서 거의 상품에 가까운 금융서비스(콘텐츠나 유통 차원)로 발전하는 금융산업과 생물정보의 수집·분석·가공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인포매틱스, 생물소자, 생체측정, 의료정보 등의 BIT산업을 들 수 있다.

또한 교육용 콘텐츠와 게임, 애니메이션 부문 그리고 동북아를 겨냥한 한류(韓流) 발신지 관련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도 이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충북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웨어를 결합하는 토탈웨어 출현을 선도해야할 것이다.

충북의 튼실한 정보화 기반을 통해 이제는 과실을 맺을 때다. 디지털 시대가 진척되면서 산업발전 단계에 따라 변화하는 시스템 전환상 새로운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지역의 산업기술정책도 경제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진화론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사회 및 산업의 정보화’에 역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정보의 산업화’를 준비해야할 시점이다.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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