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 충북도 교육감이 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게 확실하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새누리당 당원행사에 참석해 논란이 일거나 출판기념회도 준비하고 있어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사실 이런 정보는 언론보다도 정계가 훨씬 빠르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야당 도의원들이나 국회의원들이 이 교육감을 비판하기 시작했을때 벌써 징후가 포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역사회는 이 교육감의 출마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도지사로서 직무능력을 갖추었는지를 따져볼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지방행정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얼핏 보면 지방행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행정은 할수록 어렵다고 토로하는 공직자들이 의외로 많다. 일선 행정경험이 많은 전문가도 도청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를 대라고 하면 머뭇거릴 정도로 방대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전문화 되어있다는 뜻이다. 일선 행정경험이 전혀 없는 이 교육감이 과연 잘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보다 더 불안한 것은 중앙에 정치적인 인맥이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충북지사를 잘하려면 중앙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따오느냐가 관건일 정도로 지방자치는 아직 중앙에 의존하고 있다. 다행히 이 교육감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려고 하므로 집권여당의 협조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충북도청 각 과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배우는데도 몇년이 걸리는데, 중앙부처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야 협조를 구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데도 족히 몇 년은 걸릴 것이다. 이 교육감을 불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세 번째 이유는 정치력이다.

충북도지사는 옛날의 관찰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역사회의 모든 일을 총체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자리이다. 그러자면 각계각층을 포용해 지역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충청권은 유사 이래 가장 격동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신행정수도권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지만, 자칫 대전이나 세종, 천안시의 들러리만 서다가 흡수당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오직 한길 교육만을 위해 헌신해온 이기용 교육감이 이렇게 복잡다단한 일을 감당해 낼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것은 요즘이 전문가 시대라서다. 그런데도 굳이 생소한 길을 가겠다고 작정했다면 충북발전을 위한 특별한 비전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어서일 것이다.

지사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에 지역사회의 불안감부터 해소해주는게 공인의 도리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행정경험이 거의 없는 교육자가 행정전문가 이상으로 충북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부터 밝히는 게 순서일 것이다.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타당성을 검증받는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에 출마를 선언하는게 상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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