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녹색교통수단의 애칭으로서, 자전거는 환경운동과 맞물려 세계 각국의 주요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증가하는 교통수요를 억제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전거이용이 다시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얼마 전 행정자치부가 전국의 자전거이용 활성화사업 종합평가 결과, 충청북도와 청주시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는 신규로 조성하는 택지개발사업지구에 자전거전용도로 설치를 행정지침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시행하였고 자전거이용시설 정비추진 및 유지관리를 위해 지방비확보 실적 등이 타 자치단체에 비하여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은 결과이다.

그러나 도시지역 내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자전거도로 구간의 연결성 미확보 및 보관대 미설치로 인한 불편 및 위험 때문에 이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는 도시지역내 중ㆍ고등학교 학생의 자전거 등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전거이용활성화는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주행환경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대부분 선진국 도시에서는 자전거이용활성화를 위한 도로확보와 이에 따른 법ㆍ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다. 미국의 대표적 자전거도시 데비스시는 도시인구 45,000명에 자전거보유대수가 50,000대를 넘는다. 도시내 주요간선도로에는 자전거도로(Bike road) 및 자전거이용자 신호체계가 설치되어 있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이용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시 당국은 바이크 맵(Bike map)을 작성ㆍ배포하여 시민들이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환승센터 주변 및 공공기관과 공공시설에 자전거보관소 설치는 보편화되어 있으며 육교에도 엘리베이터를 설치함으로써 이용객과 장애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청주시와 도시규모가 비슷한 캐나다 캘거리시 경우도, 자전거도로의 총 연장은 약 300㎞로서 청주시의 3배에 이르고 있다. ‘자전거문화 없는 선진국은 없다’라는 인식에 걸맞게 선진국에서는 실질적인 자전거도로이용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지속가능한 도시평가에서도 자전거도로 기반조성 및 녹색교통망 확충노력으로 전국 우수사례지역으로 선정된 청주와 충주 등 충북의 시급도시 경우, 자전거도로이용 활성화를 위한 다음과 같은 몇가지 사항을 고려한다면 명실상부한 자전거도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이미 설치된 자전거도로를 중심으로 도심내 주요시설과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명확한 동선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ㆍ고등학생 등 청소년 이용자 행태를 고려하여 통학권내 주요 주거지역으로부터 학교까지 단절된 자전거도로 연결 및 교내 자전거 보관대 설치가 필요하다.

둘째, 주요 공공기관 및 공공시설과 시장 등에 보관대를 설치하여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하도록 한다. 재래시장의 경우 자전거도로의 확보 및 보관대 공간이 제공된다면 시장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째, 일정규모 이상의 새로운 택지개발이 이루어지는 사업지구에서 자전거도로의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ㆍ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때 주행공간주변의 조경 및 경관이 양호한 곳을 활용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차도와 자전거도로 사이에 분리대를 설치하거나 단차를 조성하여 자전거 차로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등 세부적 지침 마련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도시전역을 대상으로 보행자 및 자전거이용자를 위한 연속적인 오픈스페이스의 상호연계체계를 창출하는 그린웨이(Greenway)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자동차도로 건설에 투자하는 비율의 일부분을 자전거도로의 확보 및 정비에 투자한다면 우리지역의 도시모습은 보다 인간적이고 환경적으로 건전한 도시가 될 것이다. 자전거이용의 활성화 노력은 환경친화의 방향에서 미래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찾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임에 틀림없다.

/ 충북개발연구원·공학박사·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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