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가히 전쟁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을 차지하기 위한 축구전쟁, 흉포화해가는 범죄와의 전쟁,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세금인하 전쟁,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인터넷전쟁 그리고 국가 및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전쟁 등이 그것이다.

충북의 융성한 장기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지역경제성장이 불가피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재를 얻기 위한 교육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나 현재 충북에는 인재가 없다. 넓게 보면 지방의 인재를 빨아들이는 서울과 수도권에 의해 우리 나라 모든 지역이 ‘인재지역할당제’를 정부에 요구할 만큼 심각한 현안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의 선진화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역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00년 다보스 경제포럼(WEF)에서 관심을 끌었던 주제어는 ‘세계화’, ‘인터넷 혁명’ 그리고 ‘인적자원’이었다. 여기에서 인재는 자본보다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인재를 위한 전쟁(war for talent)’이 막 시작되었다고 선언된 바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몇 해전 소속한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 셋째도 교육’이라는 말로 그 중요성을 웅변한 적이 있다. 작지만 강한 나라 핀란드가 21세기 일류국가로 등장한 것은 주력산업인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인적자원 시스템을 효율화한데 기인한다.

현재 아시아 경제권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국이 낙후된 서부를 개발하기 위해 ‘박사 1백명 서부 진군 대회’(2000년 1월 10일)를 열었는데, 굳이 박사를 명기한 것은 서부개발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인재라고 점을 상징하기 위해서였다. 인도가 제2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면서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부상한 것도 인도과학원(IIS)을 비롯한 우수한 인적자원 덕분이었다.

오늘날 인재확보라는 측면에서 양적인 문제는 그리 중요치 않다.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산업자원부 자료에서 입증되듯이 산업현장 수요와 대학교육간의 불균형, 과학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인력 부족 등 질적 불균형에서 파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충북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벤처기업의 전문직일수록 지역보다는 서울, 대전, 포항에서 충원되고 있고 지역 내 대졸자들은 고급전문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수도권이나 기타 대도시로의 취업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간이 압축되는 세계화로 인해 인재이동을 막는 것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두뇌유출(brain drain) 문제는 충북만이 아닌 국가적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의 인재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영국정부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 콘월에 고등교육 기회를 확충함으로써 지역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인재양성 부재현상을 해결하고자, 이 지역 8개 대학이 참여하는 대학연합체(CUC, Combined Universities in Cornwall)를 구성한 바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 시스타사이언스파크(Kista Science Park)의 경우, 경쟁력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스웨덴왕립공과대학(KTH)과 스톡홀름대학의 정보통신 관련학과를 이곳으로 이전하고 ‘88년 이들을 통합, 정보통신대학(IT University)으로 출범시켰던 사례가 있다.

한편 복합벤처 집적지로 유명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에서는 듀크·노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등 특성화된 3개 지역대학의 연구역량이 강화되면서 지역혁신능력도 크게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각 지역의 사례는 인재확보(brain gain)가 지역발전을 위한 여러 구성요소 중 일부가 아니고 전제조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별로 분산·중복된 기능의 총합을 위해서 대학간 연대도 적극 고려되어야함을 증명해주고 있다. 충북발전을 위해 지역대학 스스로의 필사적인 변신노력과 함께, 모든 지역주체들이 이에 대한 대안을 최우선적으로 그리고 전향적으로 강구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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