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오늘 저녁 개막된다. 환경, 문화 그리고 어린이를 주제로 한 월드컵의 카운트다운을 한지가 엇그제같은데 바로 그날을 맞은 것이다. 월드컵은 한마디로 축구대회를 통해 개최국의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구촌 가족의 축제다. 그래서 개최국은 심사(?)받는 부담과함께 자국을 세계에 널리 알려 한층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동시에 갖는다.

스페인이 82년 월드컵을 계기로 유럽연합창설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것을 상기하면 그부수효과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하고도 남는다.

중앙일보가 신년특집으로 마련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국민들의 86%가 월드컵을 잘 치를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20%p는 우리보다 일본이 더 잘치를 것이라고 대답했다. 월드컵의 성패요건은 말할것도없이 국민들의 여망인 16강 진입과 그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54년 스위스대회를 시작으로 86년 멕시코, 90년 이탈리아, 94년 미국, 98년프랑스대회까지 5번째 출전했다.대회의 전적은 4무10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경기는 해봐야 한다지만 이번에도 장담할순없다. D조에속한 포르투칼, 미국, 폴란드 어느한팀 녹녹치가 않다. 더구나 평균연령만 다소 낮을뿐 신장, 체중도 대부분 뒤진다.

그렇지만 홈구장이라는 이점이 있고 선수들의 실력도 지난번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보듯 많이 향상됐다. 그래서 방송3사 해설자들도 이번에는 16강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고 개최국이 16강에 오르지못한 예가 없다고 하니 어쨌든 기분만은 좋다. 이러니 16강 진입실패를 상상이나 하겠는가. 그리고 어떻게 준비하고 얼마나 기다려 온 월드컵인가.

그러기에 대회는 더 완벽하게 치뤄내야한다. 그러자면 진행에 차질은 물론 숙박 교통 치안등에 불편과 한치 오차도 없어야 한다. 선수들은 말할것도 없고 관광객들도 잘대해줘야한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고가느냐에따라 국가 이미지가 달라진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한국의 이미지는 낡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반세기동안 분단 대치하고 있는 나라, 경찰과 시위대가 자주 충돌하는 나라,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가 유난히 많은 나라. 술독에 빠진나라 등등 부정적인 면이 적지 않다. 이런것들을 불식시키기위해서는 그들이 좋은 인상을 갖고가게 하는 것 뿐이다. 그러자면 대회기간중 불미스런일이 없어야 하고 국민들이 질서를 잘지켜 외국인들이 불편없이 지내다 가야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도망을 가거나 당황케 해서는 안된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미소와 몸짓으로라도 도우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세계인들이 우리를 시험하는 자리라서가 아니라 손님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지는 한일특집에서 한국은 정열적이고 화끈한나라, 일본은 예의바른나라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일본이 대회를 더 잘 치른다고 생각하고 있고 영국이 일본을 예의바른 나라로 보고있는 것은 우리가 일본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귀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뒤지고 있을지라도 우린 한다면 하지 않았던가. IMF때 금을 모았던 것처럼. 더욱이 우리국민의 67%가 월드컵 성공적개최를 위해서는 국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응답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일본 아사이신문 신년특집 공동여론 조사에서도 우리국민의 47%가 국제적 지위향샹을, 42%가 경제호전을, 40%가 축구수준향샹을 기대하고있다.

우리는 86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도 잘 치뤄냈다. 저력을 발휘한다면 그때보다 얼마든지 더 잘 해낼수있다. 부끄럽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정치인과 비리에 연루된 지도층인사들은 룰을 지킬줄아는 자세를 배웠으면 한다. 우리 정치인들은 후반기 국회 원구성도 못했다. 룰이 있어도 지키지 않고있다. 경기장에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경고를 받고 심한 반칙을하면 퇴장당한다. 우리 정치인과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사람중에는 필부보다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민은 관중이자 심판이다. 그러므로 불법 탈법으로 선거판을 흐리게하는 사람들은 외국인이 보는 앞에서 가차없이 퇴장시켜야 한다. 이는 우리 민주주의 의지를 그들에게 각인시켜 우리의 이미지를 좋게하는 일이기도하다.

월드컵이 남북에서 동시에 치러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한층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그 필요충분 조건은 16강, 욕심내면 8강이다. 그래야 한껏 즐기는 대회가되고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도 풀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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