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명 추리작가 중심 외풍 습격
알랭 바디우·김우창 등 신간 대기

‘정글만리’, ‘28’,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지난해 한국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들이다. 작년에는 조정래, 정유정, 신경숙, 박범신, 김영하, 공지영 등 중견 및 인기 작가들이 약속이나 한 듯 장편소설을 쏟아내면서 한동안 ‘힐링’ 도서들과 자기계발서 등에 밀려 찬밥 대접을 받던 한국 소설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한국 소설에 오랜만에 찾아든 봄을 시샘하듯 새해에는 일본 유명 추리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외풍’(外風)이 거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작가 못지않은 독자적 팬을 거느린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문교양 부문에서는 홍세화, 알랭 바디우, 김우창, 김두식, 엄기호 등의 중량감 있는 저자들이 인문학 저변 확대에 나선다.

 

▶히가시노·미야베 등 장르소설의 ‘습격’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조지 R. R. 마틴, 마쓰모토 세이초, 요 네스뵈, 스티븐 킹, 오노 후유미 등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마쓰모토 세이초, 닐 게이먼 등의 신작은 2분기에 출간될 예정이다.하반기에는 미야베 미유키, 미쓰다 신조, 교고쿠 나쓰히코, 제프리 디버 등의 신작이 기다리고 있다.

이중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를 확보한 히가시노와 미야베의 신작에 눈길이 간다.’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 등으로 ‘미스터리의 제왕’이라 불리는 히가시노의 신작 ‘노란 나팔꽃’은 일본 월간 ‘역사가도’에 연재한 소설이다. 상상 속 식물인 노란 나팔꽃을 소재로 역사를 넘나들며 미스터리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미미 여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화차’ 등으로 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미야베의 신작 ‘우는 동자’는 ‘미시마야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연작 소설이다.

전작의 ‘안주’보다 인간의 어두운 면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며 분위기가 조금 더 무거워진 작품이다. 미시마야에서 일하는 오치카가 손님들에게 얘기해 주는 괴담을 이야기의 축으로 삼은 소설이다.

화제작으로는 이영도가 10년 만에 내놓을 예정인 ‘눈물을 마시는 새 외전’(가제)이 꼽힌다. ‘눈물을 마시는 새’ 시리즈는 이른바 장르 문학 마니아들 사이에선 이미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이영도의 신작은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인문교양, 유명 저자의 신간 줄줄이 대기

인문교양 분야에서는 저명한 학자나 이름있는 저자의 신간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우선 프랑스의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바디우가 20세기의 의미를 되묻는 신작 ‘세기’(이학사)가 가장 주목된다. 바디우는 책에서 “20세기를 지배한 열정은 이데올로기나 공허한 환상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실재에 대한 열정”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문학평론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성에 대한 심미적 사유를 담은 ‘마음의 생태학’(김영사)의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삶의 원리로서의 이성이 마음의 공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책이다.

‘문화유산 답사 붐’을 일으킨 유홍준 명지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세 번째 책 ‘교토편’(창비)도 독자를 만난다. 지난해 중반 1권 규슈편, 2권 아스카·나라편을 낸 유 교수는 이번에는 교토에서 한일 관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본다.

인문학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는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문학동네)이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책은 정 교수가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서 발굴한 20세기 초 일본학자 후지쓰카 치카시의 컬렉션을 중심으로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우정과 문화교류를 다룬다.

31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미국 여성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그림, 편지, 일기 등을 담은 ‘실비아 플라스 드로잉집’(가제·마음산책), 김두식 경북대 법학과 교수와 그의 친형인 김대식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가 대담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한 ‘형제는 용감했다’(창비)도 관심을 가져볼만한 책이다.

국내 대표적인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자전적 에세이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인권이야기’(클), 재독 철학자 한병철 베를린예술대 교수가 ‘피로사회’의 후속작으로 쓴 ‘투명사회’, 전직 언론인이자 작가인 고종석의 ‘한국어 글쓰기 강좌’(알마),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비틀즈의 가계부’(아트북스) 등도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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