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대통령이 지난30일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축”으로 규정하고 이틀만에 또 “북한이 휴전선에 집중배치된 재래식전력을 후방으로 이동하라”고 촉구하자 북한이 이에 강력반발,우리나라와 미국,북한과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돼 가고 있다.

북한은 지난 31일 중앙방송을 통해 악의축 발언에 대해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발표한후 다음날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전방부대를 시찰” 그 어떤 침략자도 용서치 않고 사생결단으로 싸워 이길 것“이라고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이어 4일에는 “우리 공화국을 테러와 억지로 연관시켜 군사적으로 압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파렴치하고 현실기만이고 주권국가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대미 강경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또 이회창 한나라당총재를 겨냥,“방미기간중 부시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지지하고 남북관계개선을 정면으로 반대한 발언을 했다”며 “반통일 근성이 골수에 찬 역적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망발”이라고 몰아부쳤다.

사실 북한이 미국의 강경책에 맞서는 것은 그들의 생존전략으로 볼 수 도있다.그러나 억지와 진실은 마땅히 구별돼야한다.

미중앙정보국보고서에따르면 북한은 작년에도 핵무기개발기술을 확보하려고 했으며 탄도미사일장비와 기술을 여전히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등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놀라운 것은 1~2개의 핵무기를 만들만한 플로토륨을 생산해왔으며 미사일 탄두로 생화학무기를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통일부장관은 2일 KBS생방송 심야토론에 나와 “북한의 핵무기 생화학무기는 북한체제방어 또는 강대국을 상대로한 협상카드용”이라며 “그런것을 적화통일이나 4천6백만 남한주민에게 쓰려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발언했다. 미군철수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북한을 아량이 아니라 지나치게 감싸는것 같아 놀라울 지경이다.

세계유일의 우리 동맹국인 미국이 남한을 향해 배치한 전력을 후방로 돌리라고 하는데 우리의 통일부장관은 적화통일할 의사가 없다고 미국과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러니 미국과 무슨 공조가 되겠는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시각부터 큰 차이가있다. 2년전 그와 포옹한 김대중 대통령은 “판단력과 식견을 갖춘 인물”로 보는대신 부시 미대통령은 ‘악의축’으로 보고있다. 이건 엄청난 차이다.

이런 극단적인 대비는 분명 어느한쪽에 편견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햇볕정책도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남한의 지원을 받는 형편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이 드러났으니 힘을 바탕으로 대북주도권을 장악하려는 미국이 좋게 봐줄 리가 있겠는가.

그것은 김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북한체면을 세워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 말을 하버드 주한미대사가 지난 31일 “북한체면을 살려주기위한 미국의 추가조치는 없을것”이라고 밝힌것에 함축돼있다. 이건 한미공조가 제대로 안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할만하다.

우리정부도 한미정상회담응 앞두고 파웰 미국무장관과 의제조율을 마치고 귀국하던 한승수외무장관을 전격 졍질했다. 청와대는 정치인 배제원칙에 따른것이라고, 본인은 사의를 표했다고 하지만 취임때 미국이 환영논평을 한 장관을 귀로에 경질한것은누가 뭐래도 미국의 강경발언을 사전에 조율하지못한 책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후임이 미국통도 아니고 일,중,러등 3국에 근무한적도 없어 4강외교와도 거리가 먼 인물아닌가.

부시의 강성발언에 대해 우리의 여야 일부개혁파의원들이 “부시의 대북발언이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는 항의성명서를 내주초 발표한다고 하고 또 일부 사회단체에서 부시미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의 처신이 신중하지않으면 안된다.

6·25때 수만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어가며 지켜준 나라에 대해 지금도 북한의 남침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 오직 우리만을 위한 것은 아닐지라도 현재 미국은 한반도전쟁억제의 버팀목인것 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라를 지키지못해 분단의 오늘이 있는 것은 숨길 수 없는 현실 아닌가. 미국의 강성발언이 차세대전투기 구입을 묵시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면, 햇볕정책을 펴고있는 김대통령을 못믿는게 아니라면, 양국의 현격한 대북관은 빨리 조율돼야 한다. 북한에 대한 현격한 시각차는 한미 두나라를 위해 하등 득될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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