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해를 맞아, 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가꾸어 나갈 착실한 한 해의 계획이 있어야 함에도 충청북도나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관심조차 없다는 자세이다. 2002년 올해는 유엔이 정한 산의 해(International year of Mountains)로 이에 상응하는 대책이 있어야 함에도 정월 한 달이 지났는데도 감감 무소식이다.

억세게 잘했다는 업적의 홍보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가는 거창한 청사진은 연신 제시하면서도 정작 긴요하면서도 의미를 살려야 할 이 같은 과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산은 오랜 세월 동안 문화와 휴양의 중심지로서는 물론 수자원, 에너지, 생물의 서식지로써 거대한 보고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개발을 지상 과제로 알고 있는 산업사회의 행태는 산림과 그것이 포용하고 있는 자원에 갖가지 위해를 가해 엄청난 훼손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의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다양한 가치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보다 큰 관심을 갖고 대책 강구를 촉구하기 위하여 ‘세계 산의 해’를 지정한 것이다. 이런 지정이 갖는 핵심적 의미는 1992년에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열렸던 세계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의제 21’의 ‘무제한 파괴되고 있는 생태계 관리’ ‘지속 가능한 산림 개발’ 이념을 구현하는 동시에 범지구적 관심사가 된 ‘지구의 온난화’ ‘열대림 파괴 및 사막화’ 등 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논의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의 국내 상황으로 보아도 산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어야 할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청주시나 청원군의 경우만 보더라도 ‘구룡산’을 비롯한 청주, 청원 인근의 산들이 묘지관리,무분별한 개발, 불법개간 등으로 인해 산림의 훼손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어서 실망을 금치 못할 처지이다. 사명감이 있다면 청주시의 산림관련 공무원은 성화동 일대의 구룡산을 한바퀴만 돌아 보면 스스로 저지른 직무유기의 실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농업과 수자원 고갈의 문제, 미구에 닥칠 마실 물 부족 문제 등 모두가 산과 관련되어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관리되지 않으면 안 될 과제로 부상되고 있는 현실을 지방자치단체는 바로 인식하여야 할 시점이다.

충청북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당장 다음과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충청북도 도민 모두가 공감하고 실천, 실현할 산 관리 대책을 내놓을 것을 권고한다.

첫째, 청주 청원은 물론 각 자치단체의 산에서 자행되고 있는 산림훼손 사례를 철저히 적발 의법 처단하여야 한다. 탁상행정에만 의존하여 어디 그런 사례가 있느냐는 자세를 갖지 말고 현장으로 달려 나가보기를 촉구한다. 장묘문화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논의되고 있음에도 청주, 청원의 인근 야산은 이로 인하여 크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백 번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산불예방대책’을 연중 제시, 계몽 설득해 나가야 한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홍보를 하는 동시에 위법, 불법 사례, 위험요인 제거 활동을 지속적으로 펴 나가야 한다. 이제 한 두 달만 지나면 봄철 산불 비상사태를 맞을 전망이다. 미리 미리 대비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셋째, 산을 문화, 휴양의 중심지로 가꾸는 연구와 노력이 한층 적극적으로 경주되어야 한다. 청주에는 갈만한 유원지, 놀이 시설이 없다는 자탄을 이어가지 않게 청주시 인근의 산, 산림을 활용하는 공익적 개발에 한층 큰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청주의 관문 플라타너스 숲길을 공원화 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관점에서 나온 논리이다. 넷째, 잘 추진해오던 우암산 수종갱신 같은 과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자원의 보고를 잘 관리하여 공익을 증진시키는 행정적 과제를 바로 인식하여 부단히 시행, 추진하여야 하겠다는 것이다. 우암산 외 인근 작고 큰산들에 대해서도 유사한 사업들을 펴 나가야 한다.

2000년을 기준으로 산림이 우리 국민에게 주는 공익적 가치는 국민총생산액의 10%인 약 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는 국민 1인당 106만 원에 상당하는 혜택인 것이다. 이런 혜택을 시민, 도민 모두가 제대로 영원히 받도록 산의 관리, 보존, 육성 대책을 지방자치단체는 제대로 마련하여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생태계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산불’의 예방대책을 지금부터 내놓고 모두 함께 실천, 이행을 다짐하며 ‘산의 해’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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