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보다 훨씬 더 힘든 시기다.”

요 근래 많이 듣는 소리다.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 문화예술 분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객들은 문화예술에 대해 지갑을 닫았고, 제작자들과 기획자들은 앞으로의 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한다. 오랜 노력 끝에 문화예술의 동반자가 된 기업들마저 문화예술 지원 자체를 망설이고 있다.

대한민국 예술가의 62.8%가 한달 수입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결과는 ‘배고픈 예술인’을 대변한다. 창작에만 전념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높고, 돈도 벌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찾기도 쉽지 않은 것이 예술가들의 현실이다. 예술가들의 고뇌와 노력을 보다 값지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계에 대한 후원자의 존재가 절실하다. 이에 지난 몇 년간 기업과 문화예술단체를 연결해주고 기업의 후원을 유도하는 ‘메세나’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충북도 ‘문화선진도’기치 아래 지난 2008년 충북 메세나협의회를 창립하고, 지역문화예술단체와의 결연이 추진됐으나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문화예술에 대한 지갑을 가장 먼저 닫지만, 선진국은 불경기에도 기업의 예술지원이 증가한다.

미국의 2013 ‘BCA’조사에 따르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예술분야 기부가 2012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기업이 예술인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절반이 넘는 기업 리더들이 ‘예술이 삶의 질과 지역사회를 개선한다(54%)’고 답했다.

예술가를 지원하는 일은 결코 일방적인 기부행위가 아니다. 예술가를 지원하는 일은 그들의 창작활동을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뛰어난 작품을 생산하게 하는 행위다. 그리고 그 뛰어난 작품이 지닌 예술성이 많은 사람의 정서를 순화시킨다. 예술지원자가 곧 예술 수혜자가 되는 셈이다.

금융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조각가, 철학자 등 예술가와 인문학자를 후원해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을 당대 최고의 예술 거장으로 키워낸 ‘메디치 가문’처럼, 기업과 문화예술단체의 아름다운 동행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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