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의회의 2002년 예산안 심의에서 충북여성발전3개년 계획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충북지역 여성단체를 비롯하여 전체 여성계가 강력하게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충북여성발전 3개년 계획은 올해 여성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충북 여성발전의 미래를 제시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충북의 여성정책이 요보호여성 중심의 제한적인 내용이었다면, 이번 계획은 21세기의 변화된 흐름에 맞추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충청북도 의회는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사업이라는 이유로 신규사업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였다고 한다.

물론 다른 부서의 신규사업 예산도 삭감하였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여성정책의 예산은 충청북도 총예산의 0.3%를 밑도는 아주 저조한 예산이었다. 그러다 보니 여성정책관실에서 의지를 갖고 여성정책을 집행하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한 예산 때문에 더 이상 발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러다 보니 사회발전과 의식변화에 따른 미래지향적인 여성정책을 생산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신규사업 중 성평등한 관점의 기초조사사업, 여성정치 지도자 양성을 위한 사업, 성폭력 예방을 위한 사업 등은 중앙부서에서도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인데도 선거용이라는 터무니없는 발상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은 충북지역 여성과 여성정책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한심한 결정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아니 도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을 아예 무시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설사선심성이라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취약했던 여성정책에 대해 여성계의 의견수렴을 통해 만들어진 미래의 청사진을 지금부터 잘해 보겠다는데, 이런 식으로 가위질 한다는 것은 충청북도 의원들의 여성에 대한 의식정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 아닌가. 더 말할 것도 없이 충청북도 의회는 성인지적 관점의 의식변화와 여성발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하자니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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