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차단 시달
도교육청, 일주일 지나서야 일선학교에 전달

충북도교육청이 교육부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확산을 막기 위해 시달한 공문을 일주일동안 일선 학교로 내려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둘러싸고 교육부가 이를 금지하기 위한 공문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냈다.

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8일 ‘고등학교 면학분위기 유지를 위한 생활지도 철저’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 발송했다.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최근 일부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특정 주장이나 개인적 편견을 학교 내에서 벽보 등을 통해 주장함으로써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각 고교에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학생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철도노조 파업을 비롯해 최근 사회적 이슈에 대한 어느 한편의 입장을 주장하는 대자보를 규제하기 각 교육청에 공문을 발송했지만 충북은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 충북교육청의 경우 지난 18일 공문을 접수한 뒤 일주일이 지난 24일에서야 공문을 일선학교로 내려 보냈다.

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공문 발송에 앞서 이틀 전인 지난 16일 도내 각급학교에 학생 생활지도와 관련한 공문을 발송해 교육부 공문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이날 보낸 공문은 ‘학년말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지도 감독 강화 요청’이란 제목으로 ‘학교폭력 사안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급학교에 대한 지도 감독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으로 전혀 다른 성격의 공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교육청의 늑장 공문시행의 배경에는 이기용 교육감의 충북지사 출마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공문의 경우 대부분 받는 즉시 이첩하고 있다. 대자보 관련 공문은 지난 24일 발송했다”며 “학교에 중복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 어려워 교육부 공문을 발송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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