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건축학회 충북지회, 한국건축가협회 충북지회, 충북대건설기술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충북의 건축문화와 관광을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29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열려 5개 주제가 발표되고 종합토론이 있었다.

이날 발표된 각 주제의 내용과 토론내용은 충북의 건축 관광가능성 탐색에 적잖이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중에서도 ‘충청북도 일본인 관광객 유치의 당면과제와 확대방안’을 다룬 충청대학 관광학부 도쿠나가 히로아키(德永裕亮)전임강사의 발표내용은 충북의 일본인 관광객 유치 정책·전략부재를 극명하게 표출시켰다는 점에서 단연 관심을 끌었다 하겠다.

일본인의 눈으로 보는 충북관광의 당면과제, 다시 말하면 충북의 관광자원이 일본인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원인은 크게 나누어 직접적 원인과 간접적 원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직접적 원인으로는 관광자원부족, 관광자원 산재(散在), 공항 등 출입국시설과의 거리 등이 적시됐다. 충북의 산하가 국내에서는 수려함을 자랑한다 해도 일본의 기후가 워낙 다양하고 자연이 풍부한 관광지 등에 일본인은 익숙해져 있어 충북의 자연경관에만 의존하는 접근방식으로는 일본인의 관광상품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충북이 몇몇 문화유적지를 제외하고 내세울 만한 문화재가 많지 않은 것도 일본인 관광객의 충북방문이 부진한 원인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그러면 일본인 관광객의 충북방문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한국관광공사와 충북도 자료에 의하면 2000년 한국관광외국인 532만1천792명 중 46.4%인 247만2천54명이 일본인 관광객이다.
현재 일본인들은 연간 약 1천700만명, 그러니까 7명 중 1명꼴로 해외여행을 즐기고 있고 그 중 7분의 1이 한국관광을 다녀갔는데도 그들의 충북관광은 철저히 외면됐다.

일본인관광객들은 주로 서울(77.9%), 부산(17.2%), 제주 (7.4%), 민속촌(7.1%), 경주(7.1%), 휴전선/판문점(2.8%), 에버랜드(0.4%) 등을 선호할 뿐 ‘충북관광’은 관심이 없어 2001년 상반기 중의 일본인 충북숙박률은 겨우 0.3%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충북의 관광자원이 청주권, 수안보권, 청풍권, 속리산권, 단양권 등으로 흩어져 존재하고 이를 단시간에 연계하는 교통편이 체계화 되어있지 않은 것도 일본인이 충북관광을 외면케하는 요인중의 하나라 하겠고 일본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충북의 관광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점도 일본인의 충북관광기피사유가 되고 있다 하겠다.

다음으로 간접적인 원인에서 먼저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은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충북의 홍보부족이다. 충북에서 발간되고 있는 관광홍보용 팸플릿, 책자 등은 자매결연한 일본의 일부지역에 우송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기대이하여서 일본인이 충북을 직접방문하지 않으면 입수가 어렵다는 얘기다.

충북도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에 일본어로 된 관광안내가 개설되어 있음에도 홈페이지(http://www.provin.chugbuk.kr/)에서 일본어판 관광안내(http://www.cbtour.net)로 접속하려면 한글로 표기된 ‘문화관광’이라는 단추를 클릭하게 되어있어 한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충북관광정보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한 실정에 있다.

설사 어렵게 접속되었다 하더라도 설명내용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현재 일본에서 사용하지 않는 한자 표기를 하는 등 그 관리가 허술하고 불성실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이와함께 두 번째 간접적 원인으로 거론되지 않으면 안될 것은 충북만의 특색이 있는 향토요리, 토산품 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일본인 관광객의 대부분이 한국관광지에서 향토음식을 즐기는 일을 여행의 주목적으로 꼽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본인의 기호 및 입맛에 맞는 향토요리의 개발과 함께 여행의 의미를 간직할 수 있는 ‘충북특색토산품’을 개발하는데 한층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이같이 충북관광의 대(對)일본인 당면과제를 고찰한 도쿠나가 히로아키(德永裕亮)씨는 문제극복의 방안으로 이미지 전략(秘境, 秘湯), 한방(韓方)투어, 의식동원(衣食同源), 일본공무원상조회나 농협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 홍보활동강화 등을 제시하고 있는 바 충북도와 각 지자체 및 관광관련 업계 등은 마땅히 이를 경청, 일본인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일본인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전통의학과 관광을 묶는 ‘보건관광(헬스투어)’이라 하겠다.

장수국가 일본 국민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갈수록 높여가고 있는 현실에서 체계화된 교육과정과 풍부한 병상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한의학 시술’과 ‘관광’을 결합시키면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터이다. 충북은 이러한 보건관광과 보건관광단지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Health Tour to Korea”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방치료+여행’패키지 상품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처럼 충북도도 충북내 한의원(221개소), 한방병원(3), 한약방(123), 한약도매상(27)을 활용한 관광상품개발에 능동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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