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김정애 부국장 에세이 ‘길 끝에서 천사를 만나다’
두 모녀의 인도 여행 후 현실 갈등과 치유 과정 담아

“살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천사를 만난다. 그동안 곁을 스쳐간 수많은 천사들 중에 특별한 천사와 함께한 이야기다.”

엄마와 사춘기 딸은 조금은 특별한 인도 배낭여행을 떠난다. 엄마는 하루 하루 변화없는 답답한 일상의 무거운 짐을, 중학교를 마친 딸은 학업의 짐을 내려놓고 2년3개월동안 인도에서 또 다른 세상을 배워간다.

변화를 열망해 떠났던 여행이지만, 현실에 돌아온 그들 앞에는 또 다른 세상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앓이’를 시작한 엄마와 딸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담아낸 에세이가 촉촉한 감동으로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40대 엄마와 사춘기를 맞이한 딸이 인생의 길목에서 겪는 치유와 변화의 이야기를 담은 김정애 충청매일 부국장의 ‘길 끝에서 천사를 만나다’.

중년에 접어든 그녀는 돌연 신문사 기자직을 사표내고 중학교를 마친 딸과 함께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진전되지 않은 일상의 삶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위해 출발한 여행은 둘에게 생애 다시는 맛볼 수 없는 값진 시간이 된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온 후 뜻하지 않은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힌다. 두 모녀는 다시 한국적인 삶을 살기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엄마는 밥벌이를 위해 직장생활(신문사)을 다시 시작했고, 딸은 국제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진학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딸은 뜻하지 않은 마음의 병을 앓는다. 친구 없이 혼자 집에서 공부만 해야 하는 딸과 삶이라는 끈을 붙들고 긴장을 늦출수 없었던 엄마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기고 갈등은 깊어만 간다.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엄마는 우연한 인연으로 인도 여행 중 스치듯 만났던 일본 여인 쿠마리를 초대해 치유를 받게 된다. 자신을 천사로 불러달라던 쿠마리를 통해 모녀는 해묵은 마음의 문제들을 치유받고 엄마와 딸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 책은 인도여행과 한국에 돌아와서 겪는 갈등 그리고 쿠마리와 함께한 치유의 시간 속에서 엄마와 딸이 변화하고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되찾는 과정을 5부로 구성해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1부는 2008년 딸과 함께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담았다. 여행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오로빌 공동체와 티루반나말라이에서의 특별한 영적인 경험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여행이 자신을 비우고 낮추게 하는 힘이 있다. 여행을 통해 딸을 재발견한 일은 인도 여행의 가치 중 하나이며 여행을 통해 삶이 한층 깊어지고 충만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2부는 인도여행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삶을 다시 시작하면서 생각지 못한 갈등에 직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엄마는 다시 직장생활을 하고 딸은 고졸 검정고시와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엄마와 딸은 뜻하지 않은 갈등을 겪는다.

3부는 결국 엄마는 혼자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천사인 쿠마리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쿠마리와 그녀의 딸 유이키를 초청해 두 모녀와 함께 지내며 치유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치유의 경험을 한다.

그는 치유의 경험을 통해 “내 정신을 지배해온 욕망과 욕심, 오만, 집착, 화, 두려움 등이 나쁜 에너지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몸 안에 쌓여 있던 이 나쁜 에너지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주면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4부는 치유의 과정과 그로 인한 치유의 결과가 좀 더 구체적으로 등장하고, 5부는 치유를 마치고 쿠마리가 돌아간 뒤 천사가 남기고 간 것이 무엇인지 돌아본다.

김정애 부국장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누구나 경험하는 중년의 고비와 폭풍전야와 같은 사춘기를 맞이한 두 모녀가 인생의 여정에서 겪는 몸살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평생 숨겨놓았던 치부와 상처를 드러내 그것들을 정면으로 마주 할 수 있었다”며 “때로 고통스러웠지만 그로 인해 내 삶이 변화했고 자유로워졌음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김정애 부국장은 충북 청원군 출신으로 청주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동양일보 문화부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충청매일 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단편소설 ‘개미죽이기’로 허난설헌 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모음집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와 세상에 대한 관심을 미술작품과 함께 글에 담은 산문집 ‘세상은 놀라운 미술 선생님’과 ‘우리 옛 그림의 마음’을 펴냈다. 옐로스톤. 264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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