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다수 사람들의 얼굴에 생기가 사라지고 있다. 계절적으로도 한해를 되돌아보는 시기인데다 연말이면 이것저것 돈 들어갈 구석이 많아서 그 준비에 고민이 요구되는 점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앞날에 대한 불가측성과 불안감에 대한 압박이 짓누르는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의 경제상황과 정치상황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현재 시중의 분위기는 침몰하는 배처럼 가라앉아 서로의 눈을 마주치기가 두려울 정도로 황량해지고 있는 것이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다 상환하면 그야말로 ‘고생끝’인줄 알았는데 현실은 우리의 기대를 완전히 빗겨가 어찌된 일인지 더 힘들게 되는 모양새이고 여기에다 정치는 정치대로 정치인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여론을 농단하고 국정의 책임은 뒤로한 채 오로지 내년 선거에 집중하고 있어 신뢰를 더욱 저버리게 하고 있으며 근래의 무슨무슨 게이트다 해서 국정원이니 검찰이니 하는 나라의 중추기관들이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볼썽사나운 기사들로 언론이 도배를 하고 있는 형국은 제정신을 가진 국민이라면 자괴감을 넘어 ‘이런 세상에 누굴믿으랴’하는 자포자기에 휩쌓일 만 하다.

여기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이 당한 테러여파는 전세계적으로 경제의 성장시계를 멈추게 하는 피해를 입혔지만 경제 체질이 허약한 우리나라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참 안풀린다’고 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짐이 되버리고 있다.

경제문제와 관련, 여러 유관기관에서 쏟아내는 분석과 전망은 그리 나쁘지만 않은데도 체감경기는 도저히 그를 인정하려 들지 않으니 아무리 경제가 숫자놀음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현실과 이상이 괴리를 보인다는 것은 서민의 입장에서 볼 때 많이 배운 사람들이 내놓는 페이퍼상의 숫자를 허수로 여기게 된다.

서민들이 바라는 것은 그러한 숫자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돈이 잘돌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음식점의 증가세가 멈추고 영업중인 업소들이 그나마 밥먹고 살수 있는 실물경제의 꿈틀거림이고 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경기부양 대책의 수립과 시행인데 그동안 정부가 여러차례 돈을 풀고 실업대책들을 강구했다고 하지만 신경말초인 서민들의 사정은 나아지는 것이 없고 되레 힘들다고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으니 이는 분명히 점검을 해봐야 하는 중요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은 정권교체를 의식해서 인지 손을 놓으려고 하는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어 희망은 기대난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뉴라운드다 뭐다 해서 장기적으로는 국가기본 산업을 보호해야 할 중장기 대책등도 필요한 데 이에 대한 대비는 얼마나 하고있는 것인지, 또한 들불같이 번지는 농민들의 분노를 어떻게 달랠것인지 궁금하다.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농촌의 오늘날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므로 자칫 방치하다가는 우리나라에서 농업이라는 단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농촌에는 팽배해지고 있음을 깨우치고자 한다.

이런저런의 이유로 찬바람에 낙엽이 나뒹구는 길거리의 스산함처럼 마음 한 구석에서부터 희망의 실체가 점점 엷어지는 오늘을 보내는 사람들에게는 이대로 간다면 제2의 IMF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살금살금 자리잡고 있으며 그래서 절망감을 떨칠 수 있는 희망의 메신저가 자신들을 찾아주길 학수고대 하고 있지만 잘 될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희망은 누구에게 기대를 할수 있을 것이지에 대한 의문이 들지만 그 대답은 자명하다. 바로 위정자들이 하루하루 이재나 저재나 손님이 오실까 기다리는 음식점 주인들의 목빠짐과 우리물건이 언제쯤 다 팔리게 되나 하며 전화통을 붙잡고 영업을 하는 제조업체 사장님들을 비롯, 모든 경제시스템에 연결돼있는 모든 사람들이 ‘내일은 분명 나아지겠지’하는 절망으로 부터의 탈출구를 시급히 마련해줘야 한다.

절박함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것은 감당하기 힘든 정권의 부담으로 부머랭되는 것인데 대선까지 남은 1년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준엄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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