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교육을 불신하는 상황 속에서 일부 교사들이 다단계판매에 연루돼 충북교육계를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다단계판매회사에 가입한 교사가 학부모, 동료 교사들을 그 회사제품인 비누 치약 등 2만∼8만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사게한 후 판매대금의 5%를 챙겼다고 한다. 또 다른 교사는 자신이 가입시킨 회원들이 판매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 다단계 판매교육장에 데려 가 회
원에 가입시켰다는 것이다.

교사도 인간인 이상 재물의 유혹에서 초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양식이 있는 교사라면 충북교육계가 처한 현실을 한번쯤 생각한 후 처신했어야 옳았다. 왜냐하면 다단계판매 그 자체도 교사로선 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교육감이 비리연루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그의 인사권에 의해 자리를 옮긴 전교조교사들이 교육감을 반부패수업이라는 극한 처방을 하다 잘잘못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 아닌가. 오비이락격인지는 몰라도 하필이면 이런 시점에서 다단계판매로 물의를 빚는가.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프다는 교육계의 자괴 목소리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동료 교사의 명예와 긍지에 손상을 줄 수 있다거나 종당에는 들통나고 만다는 생각을 한번만 했더라면 이런 부끄러운 짓을 할 수 있었을까. 그 교사의 입장을 자세히 몰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진정 교사를 원한 사람이라면 그런 처신을 할 수는 없다. 교사는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다. 자신이 교사로 설 수 있도록 가르침을 받은 것처럼 그 또한 제자들에게 잘돼라는 가르침을 줘야 할 입장에 있는 그런 직업인이다.

다단계판매에 나선 교사들의 동료 대부분은 아직도 열악한 여건 속에서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 그들에 대한 배신은 차치하고라도 학생들에 대한 실망은 어쩔것인가.

15년 이상 초·중등교사들의 임금이 OECD회원국가 중 가장 높다는 수치를 제공한 우리 정부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교사는 보람있고 매력있는 직업이다. 그것은 노후 제자들의 성공을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돈을 벌려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교총조사결과 10명 중 6명이 교직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고 존경과 예우도 70% 이상이 낮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교사들에게 멍에만 지울 수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교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대접에 불만이 있으면 교단을 떠나야 옳다. 불만이 있다고 태업을 할 수도 없고 학생들에게 올바르지 못한 것을 가르칠 수도 없다.

누가 뭐래도 교사는 학생들의 거울이요 안내자이다. 교육정책 잘못으로 교사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지만 그래도 우리사회의 지주는 교사·교수이다.

3월초 한국교육개발연구원의 여론조사결과를 보고 받은 김대중대통령이 “학교가 변화를 거부하는 사이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고 지적한 후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게 우리의 교육현실이다. 그렇지만 교육에서 속효가 없는 것처럼 교사에 대한 처우 역시 금방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각계는 모두 자기것만 찾으려 아우성들이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직장과 조직에선 투쟁일변도다. 회사나 공기업 병원할 것 없이 적자가 나든 말든 수당이나 퇴직금만 많이 받으면 그만이라는 심사들이다. 이런 판국이니 교사들인들 초연할 수 있겠는가. 더불어 사는 사회는 조금씩 양보해야 살 맛이 난다. 교사들에게 짐을 지우는 것 같지만 그래도 교사는 할 만한 직업이다. 제자가 있는 직업 가르친 만큼 보람을 갖는 직업은 아무나 갖는 게 아니다. 그럼으로 부족한 게 있어도 참을 줄 알아야 하고 사회 또한 그들이 긍지를 갖게 해야 한다. 정부 또한 말로만 백년대계를 강조할 게 아니라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야 한다. 사회에서 교육이 기초가 가장 안돼 있다는 지적을 비판으로만 듣지 말고 참고해야 한다.

부족한 게 있으면 채워주고 채워주지 못하면 보듬기라도 해야 한다. 그것은 교육이 언제 어디서나 가장 중요한 국가사업이기 때문이다. 가장 위대한 사람이 교사라는 탈무드의 교훈을 정부가 새롭게 인식할 때 교사 교수들의 탈선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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