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축하를 하며 그 의미를 반추해야 할 날들이 많다. 이 나날들에 대한 화두는 단연 '사랑'이라 할 것이다. 우리를 타인과 분리시키는 벽을 허무는 일이 이 많은 날들 각각이 갖는 근본 된 요청이기 때문이다.

프롬(Erich Fromm)은 그의 명저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에서 "사랑은 인간을 결합시키며, 인간으로 하여금 고립감과 격리감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면서도 자기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가질 수 있게 하며 또 자신의 완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엘리히 프롬은 사랑을 인간의 감상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측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은 5가지 사랑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첫째, 대등한 사랑을 말했다. 이러한 사랑은 우애와 같은 사랑인데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형태의 사랑이라고 설명한다. 이에는 타인에 대한 책임감, 보살핌, 존경, 이해 등과 타인을 보다 발전시키고자하는 하는 소망이 포함된다. 이런 사랑은 독점적인 것이 아니고 보편적인 것이다. 바로 그것은 상대방이 인간이라는 사실 하나 때문에 베풀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사랑인 것이다.

다음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프롬은 이런 사랑을 "모성애"라고 불렀는데 어린이가 살아서 성장하는데 필요한 어머니의 보살핌과 책임감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모성애의 사랑의 질과 태도는 감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어머니가 자녀의 삶을 사랑하고 자녀를 사랑하는데서 행복을 느끼게 되면 어머니의 감정은 자녀에게 무의식적으로 전달된다. 이런 모습의 사랑은 그것을 주고 받는 것이 대등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애와 같은 사랑과 구별된다는 것이다. 즉 어머니는 항상 도움을 주기만 하고 자녀는 항상 도움을 받기만 한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을 우리는 '모성애'와 같은 사랑으로 안다.

엘리히 프롬은 또 이성간의 사랑을 들었다. 이런 사랑은 독점적인 욕구를 갖는 사랑이다. 이것은 타인과 결합해 하나가 되려는 강렬한 사랑이다. 그 근본적 성격이 보편성을 떠나 자기가 독점하려는 사랑의 유형이다. 이성간의 사랑에는 의지가 수반된다.

여기에는 강렬한 감정뿐만 아니라 결정과 판단과 약속이 따르기 마련이다. 약속을 하고 나면 이를 지켜야 할 책임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는 네 번째로 자기사랑을 말했다. 사람들은 남에 대한 사랑은 찬미하지만 자신에 대한 사랑은 이기심이어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자만심이나 이기심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자기 사랑'은 중요한 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말씀은 바로 자신의 고결성과 특이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타인에 대한 사랑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끝으로 엘리히 프롬은 신에 대한 사랑을 설명했다. 신에 대한 사랑은 평소 사람이 갖기 마련인 심적 불안을 극복하고자 하는데 있다고 했다. 종교체제에 있어서 신에 대한 사랑은 본질적으로 신에 대한 신앙과, 신은 존재하고 정의로우며 사랑을 베푼다는 것에 대한 신앙과 꼭 같은 것이라고 했다. 신비주의에 입각한 동양의 신에 대한 사랑은 유일성에 대한 강한 감정경험이며 이런 사랑은 일상적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위와 같은 다섯 가지 사랑의 성분은 우리들의 생활을 고결하고 거룩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점은 모든 사랑이 꼭 이런 형태로만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괴적이고 병적인 경우도 허다하고 주기보다는 받기만 바라는 구걸형의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건설적이고 효과적인 사랑은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형식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올바른 사랑은 악을 선으로 전환시키는 신통력도 갖고 있다는 그의 설명은 받기에 앞서 주어여 한다는 설명을 설득력 있게 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모두 사랑을 원하고 있다. 우리의 어려운 현실은 이를 절실히 갈구하고 있다. 이 오월의 여러 나날들이 사랑으로 넘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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