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대학 불교철학교수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이라는 나라는 원자폭탄이란 핵무기 앞에 일본영토는 잿더미로 변했고 그 후유증은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를 않았다. 그 당시 일본을 지켜보는 모든 지구촌의 사람들은 일본이라는 나라는 이제 영원히 막을 내렸다고 하였고 일본은 재기 불능의 종점에 달했다고 하였다. 그러던 일본이 이제 겨우 반세기에 접한 오늘의 일본은 어떠한가? 먹고 입고 생활하는 방식이 최소한의 방편으로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온 국민이 합심해 실천하고 노력해 국가재건에 한 덩어리가 돼 지금은 세계를 뒤 흔드는 경제대국으로 변모하였고 정치, 경제, 군사의 대국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면서 가까운 이웃인 우리에게도 지난날의 그들의 과오는 속죄하지 않고 살찐 경제를 앞세워 우리를 깔보는 식의 엉뚱한 헛소리를 지껄여도 우리는 소화할 수 없는 아니꼬운 사건들을 보고도 쉽게 한방먹일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오히려 비참할 따름이다.

우리의 모든 형편이 자기네보다 월등히 앞선다면 그들이 우리 앞에 고개라도 치켜들 수가 있겠는가? 가난이 죄가 될 수는 없지만 가진 자에게는 큰소리 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고 가까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잿더미 속에서 풀 한포기도 성장을 저지당해야했던 비참했던 일본이 50년 세월을 눈부신 발전으로 세계은행의 65% 이르는 예금주가 일본인이고 세계 곳곳에 일본인 이름으로 소유하고 있는 땅이 일본 본토의 절반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일본을 상대로 무역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이에 별다른 대책없이 일본의 경제바탕 아래서 놀아나는 꼴이 되었으며 과거의 식민지적인 지배형태는 경제의 지배자로 돌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일본의 오늘의 경제 부흥은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며 어느 누구의 선구자에 의해 얻어진 것도 아니다. 일본인 전체가 한마음으로 경제 재건을 성취했고 검소한 생활을 바탕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땀 흘려 일하면서 만들어진 일본국민의 합작품이다. 우리도 이들에게 배울 것이 있다면 배워야 하고 본받을 점이 있다면 영원한 거부감을 뿌리치고 본받아야 한다.

우리는 좁은 땅에서 살아가면서 땅의 소중함을 그렇게 실감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살아생전에는 크고 웅장한 저택이 있어야만 하고 죽음 뒤에는 양지바른 대지에 가진 자의 이력을 증명할 수 있는 거대한 무덤이 만들어져야만 하는 것이 자손 된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좁은 땅 덩어리에 살고 있는 우리가 죽은 자의 거대한 묘지는 세계 어느 나라 어떤 민족보다 장대하고 호화롭게 치장되고 있다. 살아서도 넓고 거대한 주거공간이 있어야하고 죽어서도 넓고 화려한 지하공간이 있어야 하는 우리의 생활방식에는 약간의 쓴 맛이 감돌기 마련이다. 근검절약 없는 생활방식은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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