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길 사진으로 보는 세상]

일반적으로 봄꽃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내다 일찍 시들어 버린다. 그러나 가을에 피는 꽃은 국화가 그렇듯이 오랜 시간 꽃을 피우고 있다가 줄기와 함께 서서히 말라간다.

가을꽃이 쉬이 시들지 않는 것은 뜨거운 여름과 모진 비바람을 겪고 난 후 피기에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우리네 사는 모습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젊은 나이에 꽃을 피우는 이들 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질곡을 겪은 이들이 삶을 더 소중히 인식하고 안정된 모습을 더 오래 지속시켜 나가는 것 같다. 좀 더디어 보이더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갖춰 가는 모습은 어찌 보면 가을꽃을 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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