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학이 우여곡절 끝에 28일 새 총장 후보 2명을 충북도에 추천했다. 총장 선출을 둘러싼 이 대학 교수협의회와의 내홍이 아직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일단락이다.

교수협의회와 대학 측의 갈등은 지난 8월 다음달로 임기가 끝나는 현 총장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교수협의회는 “교직원들의 여론이 수렴되지 않은 밀실 구성으로 규정을 위반했다”며 총장 선출과 관련된 모든 행정 절차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대학 측이 무반응으로 나오자 급기야 변호사 자문을 받아 감사원에 감사 요청까지 했다.

반면에 대학 측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교수들의 제안을 무시하고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지금까지는 대학 측의 승리로 보인다.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이날 추천된 2명 중에 1명이 신임 총장으로 내정될 것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신임 총장은 대학 모든 구성원의 환영 속에 부임해야 한다. 가뜩이나 대학 경쟁력이 치열한 현실에서 살아남으려면 내부 결속이 우선돼야 한다는데 이의는 있을 수 없다.

그러려면 충북도와 대학 측은 새 총장 임명에 앞서 구성원의 화합을 도모하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한다.

교수협의회는 아직도 총장 선출과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 진정도 취소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교수들은 대학이 도의 산하기관이 아닌 학문의 전당으로 자생하기를 원한다. 도지사의 눈치나 살피는 총장보다는 대학다운 대학을 만드는 능력자를 맞이하고 싶어 한다.

상처투성이 대학은 앞날도 희미할 수밖에 없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신입생 모집과 취업 등 당면한 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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