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건물이 없는 도시란 기억을 잃은 사람과 같다.”

선진도시들은 기능을 다한 낡은 과거의 건축물들을 문화공간으로 상설 ‘재활용’하고 있다. 건축물을 완전히 부수고 재건축 하는게 아니라 간단한 리모델링만 거쳐 그 역사성을 간직한채 문화콘텐츠를 추가, 사람들의 발길을 다시 잡고 있는 것이다.

결국, 도시 재생은 기존의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 뭘 짓는 게 아니라 과거를 기반해 문화 등 새로운 콘텐츠로 ‘리디자인(Redesign)’하는 개념이다.

최근 세계의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을 찾아 “세계인을 매혹시킬 문화공간”이라고 극찬하며, 올 연말에 제시될 청주연초제조창 재생을 위한 밑그림에 많은 의견을 내놓았다.

방치돼 있던 담배공장 청주연초제조창은 2011년 9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며 성공적인 아트팩토리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예술실험을 하니 연초제조창은 더 이상 그냥 낡고 오래된 담배공장이 아니라 역사와 이야깃거리가 있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장소가 됐다.

이처럼 세계의 전문가들이 공예비엔날레의 위상과 담배공장의 위용, 그리고 이곳이 청주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공간으로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문화를 통한 도시 재생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성공적인 도시 재생 사업을 위해서는 ‘주민 주도-행정 지원-전문가 협력’의 튼튼한 3각 구도가 뒷받침 돼야한다.

그동안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재생사업은 오히려 주민과 행정, 주민과 주민이라는 갈등구도를 양산해왔다. 재생사업의 결과물에만 집착한 이익의 충돌이다.

하지만 이제는 재생사업의 핵심이 보조금 바라기가 아닌 지역의 자생력과 지역 수요의 창출에 있다. 때문에 지역의 역사·문화·공간자원을 이용하고, 지역 인재를 활용해서, 지역 재정으로, 중심지다운 모습으로 재생하기 위한 주민 참여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무용지물로 여겨졌던 담배공장이 세계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세계인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멈췄던 경제심장에 모두가 공감하는 창조적인 문화를 불어넣어 안사람(지역사람)은 행복하고, 바깥사람(관광객)은 즐거운 문화도시 ‘청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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