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성 국제포럼서 다양한 의견
국내·외 도시재생 등 전문가 참여
청주만의 문화 콘텐츠 개발 필요
시민 참여·거버넌스 중요함 강조
여러장르 융복합된 단지개발 제시

▲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문화융성 국제포럼이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렸다.

“오래된 건물이 없는 도시란 기억을 잃은 사람과 같다.”

삶과 문화예술, 사람과 공간이 만들어 낸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기위한 담론이 형성됐다.

‘문화융성, 폐허에서 감성으로’를 주제로 한 2013 C-컬처국제포럼이 11일과 12일 양일간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렸다.

청주시문화재단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포럼에는 일본 요코하마뱅크아트 대표 오사무 이케다, 중국 상하이 창의산업센터장 쩡치앙 허, 영국 문화유산복권기금 위원 엘레노어 맥알리스터, 영국 글라스고우시 도시재생담당관 기즈 데이비드슨, 아셈 산하기구인 ASEF 문화예술국장 아누파마 세카르(싱가포르), 덴마크 코펜하겐 인클루시브 박물관장 아마레스와 갈라, 이탈리아 톨렌티노시 문화산업장관 오리에따 레오노라, 이탈리아 톨렌티노박람회 총괄담당관 로돌포 프라스카렐로 등 해외 각국의 도시재생 및 문화기획 전문가가 참여했다.

국내는 안호상 국립극장장, 김정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백원국 국토부 도시재생과장, 김효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 김태영 청주대학교 교수, 황희연 충북대학교 교수, 김억중 한남대학교 교수, 류찬희 서울신문 선임기자 등이 참여해 현장토크 형식으로 진행,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청주만의 콘텐츠 개발해야

25년간 영국의 주요 도시 재생프로젝트를 추진한 엘레노어 맥알리스터는 스코틀랜드의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하면서 △경제적 목적으로 문화유산을 파헤치지 말 것 △문화적 창조인들의 공간으로 만들 것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유연한 행정을 펼칠 것 △공간의 특성을 살리되 안정감과 지속성 있는 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한 거버넌스, 창의적인 사람, 문화유산 보존 시스템, 경제적 번성, 교육과 참여의 장 만들기를 주문했으며 “아직 채워지지 않은 것이 축복”이라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된 슬로우시티나 슬로우푸드처럼 청주에서 시작된 문화콘텐츠가 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담배공장을 비롯해 버려진 공장을 문화적 재생으로 성공시켜 유네스코의 창조도시로 선정된 영국 글래스고우시 도시디자인과장 리즈 데이비드슨은 “주변 공간과의 연계성과 효율성을 살리고, 취업·교육·창작·봉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시민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성을 살리고 지속가능한 정책…시민 참여의 장 마련해야

중국 상하이에서 70여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지휘한 상하이창의산업센터장 쩡치앙 허는 “문화적 도시개발의 원칙은 안정성, 진실성, 기능성, 가역성(회복과 변화 가능성), 창조적 개성”이라며 “공간의 특성을 살리되 현대와 미래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디자인도시, 창조도시를 이끌고 있는 요코하마뱅크아트의 오사무 이케다 대표는 국립현대미술관 분원과 공예비엔날레는 환상적인 조화가 될 것이며,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이 하나가 돼 추진하면 세계 유례가 없는 성공사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공간의 지나친 리모델링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며, 청주만의 문화와 청주 시민의 요구를 담아 세계인의 소비 공간으로 특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클루시브박물관장인 아마에스워 갈라의 해법은 명쾌했다. 세계 각국의 사례는 참고만 할 뿐 판단의 근거로 삼으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창조적인 시민, 창조적인 조직, 창조적인 행정을 강조하면서 시민 중심의 참여와 거버넌스가 중요함을 역설했다.

 

▶융복합 문화콘텐츠, 문화놀이터…세계 공예의 허브로 가야

싱가포르 아세프 문화교류부국장인 아누파마 세카르는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의 측면에서 철거하지 않고 주요 시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는 청주시의 노력을 주목하면서 삶의 흔적과 도시의 영혼을 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기억을 갖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담배공장의 이야기를 박물관으로, 문화콘텐츠로, 문화놀이터로 특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탈리아 톨렌띠노시 문화예술국장인 오리에따 에로노라는 “공간은 사랑을 낳고 꿈을 빚으며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며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협치를 통해 특화된 상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유산 중 중요한 요소 하나가 공예이지만 장르가 많고, 국가별 특성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융합하고 상생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청주는 장르와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의 공예 중심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존과 활용 융합할때

국내 주요 전문가들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효정 책임연구원은 담배공장이라는 기억을 중시하고 지역민과 주변 공간과의 관계성,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여러 장르가 융복합된 복합단지 형태의 개발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창의성, 주체성, 연속성, 관계성을 중시하고 문화기획 전문가의 역할과 예술인들의 태도에 따라 담배공장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김정화 교수는 건물보다 그 속에 들어갈 내용의 가치를 중시했다. 그는 “기차역이 오르세미술관으로 성공하고, 화력발전소가 데이트모던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적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청주의 시대적 요구는 무엇인지 고민한 뒤 ICT 형식의 창조산업클러스터로 발전시키고, 소비재에서 창조재로 전환토록 할 것”을 주문했다.

한남대 김억중 교수는 담배공장 개발의 원칙을 자긍심, 주민참여, 탈 개발, 공간의 융복합을 제시했다. 그는 “손때 묻은 것이 가장 아름답다”며 건물의 매력과 건물의 낡은 모습을 존치하면서 디자인으로 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문화재단은 포럼의 의견을 옛 청주연초제조창 활용방안 수립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며, 참여한 국가 및 기관단체와 지속적인 문화교류 등을 통한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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