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두는 데 꼭 명심해야 할 10가지 비결인 ‘위기십결(圍棋十訣)’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부득탐승(不得貪勝)’이다. ‘욕심이 지나치면 승리를 얻지 못 한다’는 뜻으로 과욕을 경계하는 교훈이다.

인간사에 있어 욕심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과한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부른다.

KTX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이 백지화된 가장 큰 이유도 지나친 욕심이었다.

이시종 지사는 성공이 어려운 사업임을 알면서도 자신의 치적을 하나 더 쌓으려 욕심을 부렸다. 8년간 3명의 도지사가 연관된 사업임에도 ‘내가 해보겠다’고 공언, 모든 비난의 화살이 자신에게 향하도록 자초했다.

순탄했던 3년간의 도정이 욕심에서 비롯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거리고 있다. 세속적으로 표현하자면 ‘못 먹어도 고’를 외치다 ‘독박’을 쓴 것과 비슷한 형국이다.

일부 개발예정지 주민들의 욕심도 사업 백지화에 한몫 했다. 

역세권 개발이라는 호재를 살려 좀 더 부를 축적하기 위해 땅값을 폭등시켰다. 자신의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른 땅에 투자하거나 보상비를 더 받기 위해 집을 짓고 나무를 심었다. 땅값 폭등은 결국 사업성 저하로 이어졌고 투자자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수익을 높이기 위해 공사비나 제작비를 줄이고 인건비를 낮추고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고 가격은 높이려 한다. 값싼 재료는 부실공사로 이어져 건물이 무너지고 외국산 식품을 한국산으로 속여 팔다 구속되기도 한다.

과욕은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과욕을 부린 당사자들이 입게 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러봐야 황금덩어리는 없다는 초등학생도 아는 진리를 어른들이 모르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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