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예비엔날레-공예와 특별한 만남<11>

 최영근의 작업은 칠에서 빚어진 성찰적 세계로 요약된다. 옻이라는 단어는 까마귀 오(烏)라는 한자에서 기인하며 이는 까마귀의 검은색을 가리킨다고 한다. 칠의 원료인 생칠은 건조되면서 암갈색으로 변해 검은 빛을 띤 흑칠이 된다.

작가는 이 흑칠의 검은 빛을 현묘한 색이라고 하며, 이 검은 빛의 공간 위에 자개와 난각을 통해 자연의 대상에서부터 추상적 형태로 나아가 문자를 아로 새기며 정갈하고도 단정한 명상의 세계를 연다.

시간이 층층이 쌓이고 반복된 수고로운 붓질이 녹아든 그의 검은 칠의 세계는 커다란 우주와도 같은 신비롭고 영롱한 빛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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