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우리는 모든 생활 속에서 법(法)이전에 예(禮)를 더 중시해야 하고 우리 조상들의 가르침이 무엇을 뜻하였는지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우리는 가정마다 전통예절인 가례(家禮)가 있고 이것은 가정과 사회를 구성하는데 기본이 되는 것으로 인간 본의의 참뜻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에게는 관(冠), 혼(婚), 상(喪), 제(祭)라고 하는 4가지의 예(禮)가 있다.

관례(冠禮)는 어른이 되는 절차를 말하는 것이고 혼례(婚禮)는 혼인이 성립되는 것으로 지금으로 말하면 결혼식을 말하는 것이고 상례(喪禮)란 돌아가신 이의 장례를 말하는 것이며, 제례(祭禮)는 추모제 즉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제사의식을 말하는 것으로 조상이 있고 가정이 있는 모두에게는 피할 수 없는 예의식으로 우리는 이것들을 통틀어 통과의례(通過儀禮)라고 하였다.

지금은 첨단 사회로 접어들면서 모두의 생활이 옛날 같지 않고 상당한 풍요로움과 여유가 생기게 되었고 남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 세상이 되고 보니 이러한 순수한 우리의 전통 예절을 과시적인 행위로 돈과 연계되는 것으로 가진 자의 행세를 돈으로 과시하는 잘못 가는 예절 문화가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정도는 극소수일 뿐 근본적인 뿌리만은 탈없이 지탱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전통의례에서 현대의 가정의례도 별다른 차이가 없고 맥을 살려 현대 감각을 첨가하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옛날의 관, 혼, 상, 제, 4가지에서 현대의 일반적인 가정의례는 성년제, 혼인례, 상례, 제례, 수연례라고 해 5가지로 늙으신 부모를 공경하는 의례가 크게 다뤄질 뿐 대부분이 고례(古禮)를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전통 예의범절이 약간씩 줄어들면서 부도덕한 생활모습이 많아지고 너무나 개인적인 생활방식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윗사람을 공경하고 질서의식이 쇠퇴돼 가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보다 역사와 전통이 짧은 서양문화권에서도 예의범절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앞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방법과 문화가 틀리고 생활방식에서 오는 차이는 있겠지만 서양에서는 어려서부터 예절교육이 엄격하게 행해지고 예의와 질서의식이 필수적인 행동으로 몸에 베여있어 예의를 지키지 못하면 야만적인 사람으로 간주돼 인간적인 예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스스로 행하고 있다고 봐진다. 어떻게 보면 현대사회에서는 선진국 예의 문화가 예의에서도 앞선다고 볼 수 있다.

서양문화권에서 간단한 인사법으로 상대방과 악수를 하는 것이 보통이며 이는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인사로 돼있다. 그러나 악수나 포옹은 순수한 우리 예법(禮法)이 아니고 서양문화권에서 전래됐지만 이제는 우리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중적인 인사법이 됐고 누구나 쉽게 행할 수 있지만 나보다 윗사람이나 공경하는 사람과 악수를 하게 된다면 약간은 고개를 숙이고 예(禮)를 표하는 것이 한국적인 인사법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악수를 하면서 지나치게 허리를 굽히는 행위는 상대방에게 아첨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약간은 비천하게 보일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상대방에게도 어색한 감정을 느끼게 되므로 꼭 허리를 굽혀 정중례를 해야 될 사람에게는 악수가 끝나고 정중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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