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대익 기자

남상우 전 청주시장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막일에 통합 청주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져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1999년부터 격년제로 시작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그동안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변화를 꾀하면서 세계 공예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청주시도 공예비엔날레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개막식을 위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직원들과 청주시 공무원들은 새벽잠을 설쳐가며 행사 준비에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이날은 전날부터 내리는 비로 공무원들이 개막 행사장에 펌프를 동원하고 바짓단에 흙탕물을 튀겨가며 배수로를 만들어야 했다. 한범덕 청주시장도 오전 6시30분부터 행사장에 나와 빗속을 뛰어 다니며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악조건속에 무사히 개막식을 마칠 수 있었지만 초대받은 손님의 돌출행동(?)에 관심도가 확 떨어지고 말았다.

전임 시장 자격으로 초대받은 남상우 전 시장이 오후에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남 전 시장은 공식 기자회견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미리 예고된 기자실 방문과 후보자 중 첫 선거 출마 발표라는 ‘이슈’는 기자들을 모으기 충분했다.

남 전 시장도 이를 의식한 듯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초대를 받고 근무처에 연가를 낸 후 청주에 왔다가 기자들에게 인사나 하려고 왔을 뿐”이라며 “시에서 준비한 큰 행사에 누를 끼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냈다’고 하지만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청주시가 공예비엔날레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 지 잘 알고 있는 전임 시장이 개막식 당일에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은 현직 시장 뿐만 아니라 청주시 공무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남 전 시장이 남의 잔칫상에 올라 온 떡을 보고 제사 지낸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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