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주시 공무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옛 연초제초장 매각 관련 뇌물 수수 사건에 이어 통합 정수장 입찰 비리 등의 공직자 비리 사건이 이어지면서 청주시 공직사회가 한순간에 ‘비리 집단’으로 전락했다.

시의회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까지 나서 “청주시의 공직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직자들이 죄인(?)된 심정으로 고개만 떨구고 있다.

한 간부 공무원은 “시민단체까지 공무원들의 비리를 밝히겠다며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는데 창피해서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며 참담한 심정을 내비쳤다.

내년 7월 통합 후 함께 해야 할 청원군 공무원들의 승진 인사를 지켜보는 심정도 착잡하다. 비슷한 시기에 공직에 입문했거나 승진했던 청원군 공무원들과 비교할때 청주시 공무원들보다 승진이 3∼4년이나 빠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이웃사촌 같이 지낸다면 그저 “부럽다” 한마디로 쓰린 속을 달래겠지만, 통합 후에는 ‘발등의 불’이 될 수밖에 없다.

안팎으로 우울한 일밖에 없지만 청주시 공무원들은 여전히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통합 청주시 출범 준비는 물론 오는 11일 개막되는 210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준비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내덕동 우류저류시설 등 주민들의 민원이 많았던 사업도 원만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차분하고 원만한 시정의 근간은 제 몫을 다하는 청주시 공무원들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든다’고 도랑을 메울 수는 없는 일이다.

미꾸라지를 잡아내면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공직자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청주시 공직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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