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고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 교육을 위한 이민과 유학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정부도 여러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심의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문화가 낳는 문제는 학벌주의와 집단 이기주의로 이어져 우리 사회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장유유서’라는 오륜의 덕목이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이 덕목의 유교적 영향을 받으며 서열을 따졌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 이와 같은 유교적 인식은 학벌주의라는 그릇에 담겨 내려왔다. 조선시대에 신분과 나이에 따라 서열이 매겨지듯, 지금은 출신대학의 서열에 따라 인간의 서열이 매겨지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른바 명문대학이라는 이름만으로 사회의 요직을 독차지하는 실태가 나타나고 있다. 사회 안에서 학벌로 형성된 집단은 파벌을 만들어 집단적인 이기주의를 강화하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출신대학이 같은 사람이 많은 집단 안에서는 다른 곳보다 승진이 훨씬 유리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이익이 주어지기 일쑤다.

학벌주의는 사람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그 기준에 부합되는 사람만이 이익을 얻게 되는 차별을 인정한다.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의 잠재된 능력은 무시한 채, 형성된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한다. 이러한 폐단을 잘 알고 있는 우리 고등학생들은 더욱 힘들어하고, 한번씩은 외국의 명문대를 꿈꾼다.

이러한 학벌주의의 폐단을 한시라도 급히 타개해야 한다. 현재 일류대라고 불리는 대학들은 국내 수준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어 육성해야 할 것이다. 국내 대학이 더욱 높은 가치를 갖게 되고, 이러한 대학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다원화될 수 있다. 과잉된 교육열은 차츰 식어갈 것이고 소수가 지배하는 엘리트집단도 자연 사라질 것이다.

또한, 해외로 유출되는 인력도 낭비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학벌문제의 심각성을 하루속히 인식하고 많은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사회에 만연한 병폐를 치료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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