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문고를 비롯한 청주의 대형서점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소설집 ‘나무’(열린책들)가 12주째 종합 1위를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TV프로그램에 소개되는 ‘느낌표 선정도서’에게 무려 3개월 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은데 이 책의 저력을 높이 산다. 느낌표 방송 이후 (느낌표)선정도서들이 줄곧 1위를 차지한데 반해 유일하게 수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책의 인기비결에 주목해보자.

△두터운 국내 팬층 확보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벨로캉’(소설 ‘개미’의 도시 이름)에 등록된 회원 수는 3천700여명. 그외도‘베르나르 베르베르 커뮤니티’,‘베르나르 베르베르 팬페이지’,‘즐핑 베르나르’등의 웹싸이트가 몇 곳 더 존재하니까 작가 베르베르를 지지하는 독자층을 두텁다고 표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소설집 ‘나무’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비슷한 시기에 나온 공쿠르 수상작 ‘방황하는 그림자들’을 누르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이미 국내에서도 사전예약 주문판매만으로 인터넷 서점 종합 베스트 1위에 올랐을 정도니 느낌표 선정도서를 가볍게 따돌린 것이 의외도 아니다.

청주 일선문고 관계자는 “이 책은 지난 7월 출간 이후 하루에 2∼3권 정도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며 “신간 ‘나무’이외도 ‘뇌’나 ‘개미’등의 도서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충동구매 성향의 독자가 아니라 꾸준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이 강점

베르나르의 작품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굴레를 벗어난 상상력, 기발한 착상, 미래를 사유하는 독창적인 방법˙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베르베르의 ‘기상천외함’이다.

루이 14세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여행객의 이야기 ‘바캉스’, 미래 노인문제를 다룬 ‘황혼의 반란’, 애완용 동물이 되어버린 야생인간에 대한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뇌만 남아 평생을 살아가는 한 인간의 최후를 그린 ‘완전한 은둔자’ 등 콩트에 가까운 18편의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생각을 환기시켜주는 도구가 된다.

각각의 이야기는 자유롭다. 다른 이야기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집의 순서대로 읽지 않고 되는 대로 읽어도 무방하다.
설령 ‘뇌’와 ‘개미’같은 베르나르의 대표작을 읽지 않은 독자라도 단편이라는 것 때문에 쉽게 이 책을 선택할 수 있다.

베르베르는 서문에서 “인간과 다른 존재의 시선을 빌려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언제나 유익하고 흥미로운 일이며, 인간에 대한 성찰이나 반성의 마르지 않는 원천”이라고 말했다.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 외래적 시선에서 인류를 비춰보는 작업이 베르나르의 작품이고 그 작품 속에서 다양하고 기발한 자신만의 ‘흥미로움’을 찾아내는 작업이 바로 베르나르를 이해하는 책읽기다.
오래 두고 조금씩 음미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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