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3일 `정권재창출’ 등의 표현이 담긴 이른바 `충성 메모’ 파문과 관련, 안동수 법무장관을 전격경질하고 후임에 최경원 전 법무차관을 임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사 관련문건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데 대한 책임을지고 사의를 표명한 안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안 장관은 장관 임명후 논란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자진 사퇴하는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지난 21일 법무장관에 임명된지 43시간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 역대최단명 장관으로 남게됐다.

김 대통령은 이어 이날 오후 국민의 정부 초대 법무차관을 지내다 동기인 박순용 전 검찰총장이 총장에 임명될 때 용퇴한 최 전 차관을 후임 법무장관에임명했다.

박 대변인은 “사시 8회인 신임 최 장관은 일선 검사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법조계 안팎의 신망이 높다”면서 “검찰이공정한 법질서를 확립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실 분”이라고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이 안 장관을 신속히 경질한 것은 문제의 `취임사 초고’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다 작성경위를 둘러싼 은폐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음을 감안, 여론을 존중하고 정권차원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앞서 안 장관은 이날 오전 서초구 방배동 자신의 아파트를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면 용퇴를 생각해보겠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사의를 표명한뒤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을 만나 사의를 공식 전달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파문과 관련, 안 장관의 입각을 추천한 인사들에 대한 문책론이 일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한 사람도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고다른 중간 당직자도 “문제는 안 장관 보다 안 장관을 추천한 사람들”이라고 문책을주장했다.

◇ 최경원 신임 법무장관 약력

▲서울(55) ▲경기고 서울법대 ▲사시8회 ▲법무부 조사과장 ▲서울지검 특수3부장 ▲청주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부 차관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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