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주 청주시립도서관

작금의 시대에는, 집은 커졌지만 그 곳에서 함께 할 가족은 적어졌다. 약은 많아졌지만 모르던 병들이 늘어났다.

역사적으로 달에 첫 발을 내 디딘 후 이제는 은하를 자유로이 탐사할 수 있지만, 내 집 옆에 누가 사는지는 알기가 힘들어졌다. 소득은 많아졌지만 삶의 가치는 줄었다.

이렇듯 가진게 많아서 이 곳 저 곳, 소비가 넘치는 우리네 삶 속에서 정작 소중한 가치가 줄어들고, 그래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여기, 이런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책 한 권을 소개 할까 한다.

이 책에서는 누구나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고, 공부하는 그 순간, 공부와 공부사이에 있다는 바로 그것이 공부의 목적이자 이유여야 하며, 고로 공부는 존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라고! 이렇듯 아무런 실용적 목적이 없이도 공부할 수 있을 때, 공부는 비로소 최고의 지식이자 사회를 변혁하는 무기이면서 동시에 운명을 통찰하는 지혜의 수행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의 마음과 몸을 바꾸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공부라고 결국은 우리네 삶까지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고 말이다. 또 저자 고미숙씨는 개개인 인생 자체의 모든 순간 순간을 공부거리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공부란 이렇게 특정한 시공간에 고착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존재로 변이되는 것을 의미하며, 존재의 변이를 통해서 세상의 질서와 배치를 바꾸는 것.

거기가 바로 공부가 우리네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극점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제대로 된 공부를 위한 최고의 방법인 독서와 글쓰기, 암송과 구술을 통해 세대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공부법에 대하여 재미있게 이야기 해준다.

이러한 작가의 공부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열정은 10대에서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이제껏 몰랐던 공부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31p> ‘발트해 연안의 거대한 숲.

나무와 나무 사이로 붉은 장막들이 나부낀다.

몰이꾼들이 요란하게 나팔소리를 울리며 한 무리의 늑대를 붉은 장막 쪽으로 몰아붙인다.

빼곡히 늘어선 나무들과 울퉁불퉁한 바위, 급한 여울과 가시덤불 사이를 날렵하게 달리던 늑대들이 장막 앞에서 흠칫, 멈춰 선다. 울타리도 아니고 철조망도 아니고, 그저 펄럭이는 장막일 뿐인데, 대체 왜? 결코 넘을 수 없는 금지의 선이라 스스로 간주해 버린 것이다.

늑대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몰이꾼들이 늑대들의 숨통을 끊어 버린다. 우수운가? 혹은 불쌍한가? 하지만 공부의 정글을 미친 듯이 헤매고 다닐 그대들의 운명 또한 다르지 않다….’

자, 이제 여러분도 ‘학교식 공부’가 짜 놓은 새빨간 거짓말의 장막을 걷고 나아가라!

제대로 된 공부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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