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은 참으로 불안정한 것의 연속이다. 지구도 살아가기 힘든 행성으로 변해가는 것처럼 예측을 벗어난 날들의 연속이고, 세계 여기저기서 이구동성으로 살기 힘들다 아우성이다. 우리나라도 정치, 경제 어떤 것도 명확해 보이는 것이 없으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은 북한대로 왜 이렇게 힘든 가시밭길로 치닫는지 모르겠다.

참 답답한 것투성이다. 희망이란 것을 눈뜨고 찾아볼래야 볼 수 없는 암담함 이라고 해야 할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정말 암담한 현실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과연 희망이란 것이 작은 싹만큼도 없는 것인지 의문이다.

100세 시대가 근세기안에 온다고 한다. 평균수명과 기대수명도 어느덧 80~90세에 근접하고 있으니 그리 먼 얘기는 아닐 것이다.

이렇다 보니 사회활동이 가능한 나이까지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가고픈 것은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이나 현실은 그리 녹녹치 못하다. 나이 환갑만 넘어도 일자리를 얻기도 힘들고, 있더라도 일회성 잡일 정도이니 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간혹 젊어서 열심히 노후 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입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부모 세대 중에 손발 부르트도록 열성적으로 일 안한 분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분들에게 노후준비란 자식들 뒷바라지 하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기에 지금 빈손 일지라도 허허롭게 세월 앞에 서있을 수 있는 건 아닐까?

이 땅의 노인 우리 부모님들은 소망도 참으로 소박하다.

열이면 열, 백이면 백 한번 여쭤보라. 지금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그럼 대부분의 대답이 한적한 시골에서 작은 땅을 벗 삼아 자급자족하며 여생을 살아가고픈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물론 그곳이 고향 땅이면 더 좋고.

지금도 시내 공원에 나가보면 할 일없이 시간을 때우고 있는 노인들이 참 많다. 한때는 누구보다 더 열정으로 넘쳤을 우리 부모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그저 햇빛 바라기만 하고 있는 거다.

과연 어떤 방법이 있을까? 그냥 노후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사회보장 제도를 강화하자라는 그런 원론적인 말들 말고 어떻게 해야 자존심 세워가며 늙어갈 수 있을까?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위에서 말한 원론적인 것들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되는 것임도 안다. 그리고 최소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안다.

부모들 중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은 분들은 아마도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부모가 짐스럽게 느껴지는 자식들은 많을지언정.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내가 노인이 됐을 때를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준비해 가지 않으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해나갈 때 사회 공동의 과제로 남은 일들이 무리 없이 잘 돌아갈 수 있을 테니 당연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준비돼야 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조금은 답답한 심정에 숨이라도 틔울 수 있게 좋은 소식 하나라도 전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작년보다 경제가 나아진다는 소식이든, 정치가 화합으로 잘 돌아간다는 소식이든 물꼬를 틀 수 있는 거면 뭐든지 좋을 듯싶은데 내 바람이 허황되게 너무 큰 것일까?

예전에는 시간의 무서움을 몰랐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께는 불경스런 말일지 모르나 조금씩 나이란 것을 먹고 보니 참으로 무겁고 무서운 것이 시간임을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못내 아쉬운 것은 이 답답함이 부모 세대만의 일이 아니라 곧 나의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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