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명과 학문이 발달되기 이전의 하늘은 초자연스런 현상이 일어나는 신비스러운 이상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중국인들은 하늘(天)이 인간의 도덕법과 음양이란 자연의 물리적인 법칙의 수호자로 신적 의지와 동일하다고 생각해 천문학과 함께 길흉을 예측하는 역술(易術)이 발달하기도 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하늘을 경외(敬畏)해 신성시 했다. 또한 하늘은 인간을 창조하고 사후세계 내지 천국이라는 종교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천국의 개념은 세계 여러 종교에서 다양하게 해석돼 유사하기도 하고 또한 매우 다르기도 하다. 하늘은 건국설화를 비롯해 선녀와 천사들이 있는 곳이고, 도교에서는 신선이 머무르는 신천지이며, 불교에서는 서방정토(西方淨土)를 가리킨다. 그리고 유대교에서는 하느님과 함께 살기 위해 장차 부활할 사람들의 사후 목적지로 생각한다. 

하늘에 있는 태양과 달도 범접할 수 없는 세계였다. 달은 인류에 의해 왕래가 가능해졌지만 예전에는 옥토끼가 방아를 찧던 동화의 나라였다. 인류는 하늘을 마음껏 나는 새처럼 날아 보고 싶은 염원은 비행기로 이어지고 이제는 위성을 쏘아 올리고 사람이 직접 달을 다녀오는 등 인류가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정복하는 세상이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과학위성(KSLV-1)이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나로우주센터에서 용틀림의 궤적을 남기며 우주를 향해 힘차게 솟아 올라 하늘 문을 열었다. 그리고 9분 만에 나로과학위성을 정상궤도 진입에 성공한 하루 후인 1월 31일 오전 3시 28분께 나로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센터(SaTreC)가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수신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드디어 세계 11번째 스페이스(Space:우주) 클럽의 국가 반열에 당당히 올랐다.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1일 남미 프랑스령 가이나의 쿠루 발사장에서 최초로 발사된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우주 연구의 새장을 열었다. 그리고 2002년 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계획이 수립된 지 11년 만에 2전 3기 끝에 하늘을 열리게 한 나로호는 우주개발시대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도래 했음을 의미한다.

나로호 위성은 지구를 하루에 14바퀴 돌면서 이온층과 우주방사선량 등을 측정해 기후변화 판단에 도움을 주는 과학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로켓의 기원은 중국의 금나라가 1232년에 몽고군과의 전투에서 사용한 비화창(飛火槍:날아가는 불 창)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럽에서 화약 로켓이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중반으로 축제 때 사용하는 불꽃놀이와 때로는 화공전(火攻戰)으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가 공인한 인류역사상 최초의 다연장 로켓포인 신기전(神機箭)이 있었다. 이 무기는 세종 30년(1448)에 개발된 화살에 화약을 메달아 쏘는 병기였다. 문종 때 화차가 발명된 뒤 화차를 발사틀로 해 신기전을 발사했다. 사정거리는 대신기전과 산화신기전은 1,000m 이상되는 탄도미사일의 시초라 할 수 있다.

현대 로켓의 선구는 러시아 교사 출신의 콘스탄틴 치올콥스키(Константин Эдуардович Циолковский)이다. 그의 아이디어로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Спутник)를 발사함으로써 우주정복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는 북한을 포함한 10개국이다. 북한이 지난해 말 쏘아올린 은하 3호의 작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1970년대 일본도 세계에서 4번재로 위성을 쏘아 올릴 때 미국의 도음으로 개발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비록 러시아 기술 도움을 받았지만 우주발사장 건립부터, 관측시설 등 발사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하는 중요한 운용기술을 습득했다. 이제는 정치적 게임보다 장기적인 전략에 입각한 독자 우주 개발국으로 인정을 받는 일이 남아 있다.

이번 나로호의 첫걸음을 성공으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계획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우주개발은 미래시장에 대한 투자이며 안보와 국력 신장의 저력과 직결됨으로 기술확보는 물론 정책지원이 확대돼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돼야 한다. 그리해 향후 우리 과학기술의 꿈과 희망인 한국형우주발사체(KSLV-Ⅱ) 개발이 실용적 차원에서 욱일승천(旭日昇天)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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