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개탁(擧世皆濁)'하다고 한 임진년이 지나고 계사년(癸巳年)이 시작되었다. 몇 년 전부터 새해의 화두를 사자성어로 표현하는 풍조가 있다. 이와 함께 지역의 지도자들도 2013년 새해의 화두를 내놓았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신년 화두로 ‘화동세중(和同世中)'을 발표했다. 한마음으로 화목하게 지낸다는 화동(和同)과 세상의 중심이라는 의미(世中)를 합성한 것으로 ‘함께하는 충북'을 만들어 새로이 펼쳐지는 세상의 중심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김광수 충북도의회 의장은 신년의 각오로 “덕으로 도민을 높이 섬긴다.”는 의미의 ‘이덕숭민(以德崇民)'으로 정하였고, 충북교육청 이기용 교육감은 “두 사람 사이의 약속이 매우 굳음”을 의미하는 ‘금석뇌약(金石牢約)’을 선정하고 있다.

교수신문은 2013년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정했다. 제구포신은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2013년에 대한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예측은 밝지 않다. 대외적으로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침체와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는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고, 대내적으로 과도한 가계부채, 내수 둔화 및 부동산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저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외교적으로는 북한의 핵실험 위협, 일본의 극우세력 재등장, 중국과 주변국의 영토 분쟁 등은 불확실성과 위기로 대변될 수 있다.

전략에서 가장 좋은 전략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제구포신’의 낡은 것을 버려야 한다. 낡은 생각을 버리고, 낡은 관습과 제도를 버리고, 낡은 행동을 버려야 한다. 변화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보다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낡은 것을 버리지 못하면 새로운 것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우리는 이념, 세대, 지역, 계층 간 갈등이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보았다. 이 갈등은 서로가 버리지 못하고 낡은 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들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새로운 것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행복은 많이 가지는 것보다는 버리는 것에서 나온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이나 가지는 것보다는 버리는 것을 설교하고 있다. 국가의 정책도 버리는 것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여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국민 행복을 위해 권력을 가진 사람은 권력을 버리고, 돈을 가진 사람은 돈을 나누고, 재능을 가진 사람은 재능을 기부하여야 한다. 2013년 계사년 새해는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것을 채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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