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화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인생은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절망, 고통 시련, 갈등 등이 자신의 앞에 놓여있고, 행복, 사랑, 성취감 등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만약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간다면 이런 모든 것들이 힘들고 괴로운 일일지 모르나 다행이도 그동안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느껴온 것들이 모여서 현재의 인생에 많은 도움을 주고 좋은 길로 인도해 준다.

이번에 소개하는 ‘달팽이 편지’는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의 저자 윤선미의 산문집으로 삶의 갈피마다 행복을 찾아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110여편의 산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살다, 보내다, 지내다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인생의 과녁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저 10년이라고 이야기하며, 무언가를 제대로 해내기 위해 충분한 숙성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되새기게 한다.

이 책에서 작가는 조언도 위로도 아닌, 그냥 지인에게 혹은 자신에게 쓰듯 한편씩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세상이 보여주는 작은 신호를 하나하나 모아서 인생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표현은 새로움을 뛰어넘어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작가 스스로 느끼고 경험한 것과 그동안 인생을 살아온 이들의 글귀들을 잘 어울려둔 것들이 글을 읽는 이의 마음에 절묘하게 파고드는 책이다.

흔히 지나치고 쉽게 지나쳤던 일상을 작가의 또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기,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 그리고 일상들. 작가는 그렇게 작고 사소했던 또는 커다랗지만 그 일에 가려져 알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차분히 손글씨로 편지를 보내오듯이 이야기한다.

휴식이란 것도 단순히 몸을 쉬게 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더 좋은 생각을 담을 수 있도록 머리를 비워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평범한 인생과 특별한 인생은 말 그대로 한 끗 차이 임을 우리가 살다보면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내 자신이 스스로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것은 바로 그 한 끗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작가의 말에 정말 공감이 간다.

요즘처럼 빠르게만 돌아가는 시간 속에 달팽이 편지처럼 느림보 편지로 인생을 돌아볼 수 있다면 삶은 지금보다 훨씬 만족스럽고 행복해질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면서 허전하고 후회되는 삶을 생각하지 말고 이 책의 작가가 말하는 삶처럼 그냥 비워두는 삶도 꽤나 괜찮은 삶임을 마음으로 충분히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기에 이 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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