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입을 통해 돌아다니는 증명되지 않은 화제로, 그 출처가 모호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것을 유언비어라 한다. 사회학적으로 유언비어는 사회병리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 박빙 속에서 전개되는 대선 판도를 바꾸기 위해 유언비어를 통한 네거티브전이 한창이다.

유언비어는 사회적 혼란이나 긴장 속에서 무엇인가를 알고 싶지만, 정상적인 수단을 통하여 알 수 없거나, 이를 확인해 주어야 하는 정부나 언론매체를 불신할 때 나타나게 된다.

또한 개인적으로 유언비어는 증오, 불만, 불안, 공포의 심리상태나 호기심과 같은 퍼스낼리티를 가진 사람이 관심을 두게 된다. 불안정한 개인과 사회에서 유언비어는 사회적 긴장과 불안을 유발하여 인종폭동, 혁명,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유언비어는 사회적 혼란기나 과도기에 많이 나타나게 된다. 이에 개화기에 이러한 유언비어가 많았다고 한다. 서양 사람들이 사진기를 가지고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빼앗아 가는 것으로 생각해 도망을 갔다. 전차를 타면 남자의 정자를 죽인다고 해 전차를 습격하기도 하였다. 전기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전기가 가뭄을 가져온다는 유언비어가 만연되어 전주와 전선을 절단하는 것을 애국행위처럼 생각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유언비어는 인터넷과 SNS를 통하여 빛의 속도로 전파가 되지만 사실 여부에 대한 검증도 과거보다는 빨리 이루어지게 된다. 이에 유언비어 전략이 오히려 역풍을 가져올까 걱정을 하여 선거 막판에 아니면 말고 식으로 활용되게 된다. 유언비어의 전파 속도가 빠르듯 오늘날에는 그 대응의 속도도 빨라서 유언비어에 대한 믿음을 감소시키고, 허구성을 전파하는 역선전의 전략도 발전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난 총선에서 김용민 민주당 후보의 막말 파동에서 볼 수 있다.     

유언비어가 전달되는 특성을 보면 전달과정에서 간략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즉 많은 내용이 탈락하여 왜곡된다. 이에 의해서 남자와 여자를 조용한 카페에서 보았다는 소문이 돌면 이튿날에는 애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다니게 된다.

유언비어는 개인의 인지구조에 따라서 자기가 중시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각색을 하거나 취사선택하여 전달하게 된다. 즉 자기가 반대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더 강조하고, 자기가 원하는 사람에 대한 유언비어에 대하여는 무시하거나,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로 대응한다. 유언비어는 대부분 자극적이거나 관련된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자극적인 소재가 중심이 된다. 이에 의해서 사람들은 더 쉽게 기억하고, 이야기의 주제가 된다.

이러한 유언비어의 특성으로 ‘클린 선거’를 부르짖으면서도 유언비어를 동원한 네거티브 전략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선거가 유언비어에 의한 네거티브 선거가 되는 이유는 정책선거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되지 않고, 서로 수렴되는 정책 공약 속에서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지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다른 판단의 정보를 요구하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유언비어나 네거티브 전략이 박빙의 구도를 깨뜨리는 데 조금이라도 영향을 준다면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유권자의 희망은 무너지고, 통합의 정치나, 사람을 중시하는 정치나 모두 사기정치가 될 것이다. 그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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