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여성인 A씨는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증상이 잦아서 진료실에 찾아 왔다. 키 158cm, 몸무게 80kg,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 32.1이었고 체지방이 총 몸무게의 44.3%인 고도 비만이었다. A씨의 허리둘레는 95cm였다. A씨는 1년 전에 당뇨병과 고지혈증이 발견되어 인슐린 주사와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내원 당시 혈압이 160/110 mmHg이었고, 심전도 검사에서 허혈성 심장질환이 의심되었다.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져 심장병 같은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킨다. A씨는 전형적인 대사증후군 환자에 해당한다. 대사증후군은 한마디로 비만이 있고 비만이 원인이 돼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문제가 있는 질병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발표한 제3차 콜레스테롤 관리지침(NCEP-ATPⅢ) 기준은 ① 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② 혈압 수축기 130mmHg, 이완기 85mmHg 이상 ③ 중성지방 150mg/dL 이상 ④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HDL)이 남자 40mg/dL, 여자 50mg/dL 미만 ⑤ 공복혈당이 100mg/dL 이상이다.

5가지 항목 중 3개 이상이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이라고 진단한다. 대사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하여 잘 조절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나,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심혈관질환과 신장기능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태도라고 할 수 있다. 10여 년 전 처음 대사증후군이 발생했던 한 환자는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자식들을 결혼시키고 떠나보내면서 많이 쓸쓸하고 우울한 심정을 주로 먹는 것으로 달랬다고 한다. 그 때는 건강한 식사법이나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빵, 떡, 밥 등 주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과식했다. 또 갱년기에 들어서서 우울증이 생기고 운동량이 더욱 줄어들면서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했다.

대사증후군은 특히 갱년기 여성들에게 위험하다. 갱년기에 들어서면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한다. 여성 호르몬은 심혈관계질환을 방지하고, 고지혈증 발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데, 갱년기에 여성 호르몬의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면, 심혈관계질환과 고지혈증 발생 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또 갱년기 전후에 경험하는 우울증은 탄수화물과 단 음식을 선호하는 식사 장애를 유발하고, 또 육체적인 활동을 줄여서 비만의 원인이 된다.

예방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식사를 적게, 균형 있게 하고, 육체 활동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많아지면, 균형 있는 식사가 아니라 밥에 남은 반찬 일부로 식사를 때우는 일이 많아지는데, 이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된다. 이런 탄수화물 위주 식사는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대사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때문에 올바른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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