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바꾼지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나의 생활은 스마트폰을 통해 일정확인을 비롯해서 뉴스검색은 기본이요, 지도 검색을 통해 최단 거리를 검색해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친구들과의 채팅방 안에서 끈끈한 우정을 확인하는 것 등으로 변화됐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독일의 파워 블로거이자 파워 트위터러이며 유수 매체의 기자이기도 한 크리스토프 코흐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 오프라인으로 지낸 40일의 기록을 담은 ‘아날로그로 살아보기’이다.

디지털 환경에 지나치게 길들여진 탓에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더 이상 단순 정보를 기억하려 하지도 망각을 두려워하지도 않게 된 우리의 현재를, 저자는 철저히 몸으로 체험한다.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신인류의 출현과 스마트폰이 바꾸어놓은 ‘친구’라는 개념, 이제는 애매모호해진 ‘사생활’의 경계 등,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거대한 전환점을 직시하면서 그 다양한 측면들을 하나하나 성찰해보기 시작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뇌를 바꾸고 생각하는 능력을 퇴보하게 만든다는 연구들, 24시간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인터넷 중독 현상 역시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는 뉴스 등은 이제 드문 얘기가 아니다.

실험 초기에 일종의 금단 증상을 겪은 저자 또한 그 심각성을 절감하며 인터넷 중독 응급센터를 취재하는데 이미 2008년에 응급센터를 만들어 보다 광범위한 인터넷사용 의존증 치료를 진행해 온 독일의 정책도 놀랍지만, 최근 몇년 새 문제가 급증한 중국의 경우 극단적인 형태로 인터넷 중독을 치료하는 캠프가 수백곳이라는 데서, 인터넷 중독은 이제 인류가 풀어야 할 큰 숙제임을 감지하게 된다. 저자는 더 나아가 ‘인간은 왜 그리 검색에 집착하고 인터넷에 열광하는지’를 놓고, 심리학자, 뇌과학자, 신경과학자 등을 취재하고 자료를 조사하면서 해결책을 고민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우리 생활에 가져다준 편리함과 유용성은 너무나 크기에 그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보여주는 40일간의 기록은 우리가 삶의 얼마나 많은 부분을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얽매여 손해 보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문명의 이기는 유용하게 사용하고, 내가 필요한 시간은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쓰는 것이다. 혹 이 글을 읽으면서도 내가 잠시라도 페이스북에 들어가지 않으면 친구가 없어질거고, 잠시라도 뉴스를 따라잡지 못하면 뒤처질 거라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강력하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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